금융위, 부실 금융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추진…150일 걸리던 정리 기간 3~4일로 단축
금융위원회가 부실 금융회사의 정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현재 통상 150일이 소요되던 부실 금융사 정리 기간을 3~4일로 크게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는 고객 예금이 장기간 묶이는 불편을 줄이고 개별 금융사의 부실이 금융시장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10월 29일 이러한 방안을 발표했으며, 관련 법률인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예금자보호법(예보법)' 개정안을 11월 2일부터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신속정리제도가 도입되면 금융위는 부실 금융사에 대한 신속한 위기 대응 조치를 실행할 수 있게 됩니다.
신속정리제도의 적용 대상은 예금보험기금 지원이 가능한 금융기관으로 한정됩니다. 여기에는 은행(농협·수협 제외), 보험사(재보험 제외),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 등이 포함됩니다. 여신전문금융회사, 투자매매·중개업자가 아닌 자산운용사·신탁사 등은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제도 발동 요건은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부실 또는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기관이면서 중대한 금융위기를 초래하거나 금융시장 안정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적기시정조치 등 다른 수단으로는 위험을 막기 어려운 긴급성과 공익상 필요성까지 충족해야 합니다.
대상 지정은 금융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됩니다. 이러한 엄격한 요건은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신속정리 대상으로 지정되면 금융위원회는 계약이전, 제3자 인수, 영업정지, 관리인 선임, 주식 소각·병합, 인허가 취소 등 다양한 조치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는 계약이전·제3자 인수 계약 체결 시 경쟁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허용하며, 행정처분 사전통지, 이사회·주주총회 결의, 채권자 이의제출, 기업결합심사 등도 생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자산·부채 실사는 예금보험공사가 1~2일 내 잠정평가를 실시한 뒤 사후에 확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됩니다. 이는 신속한 초기 대응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사후에 정확한 평가를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다만, '3~4일 내 정리'는 위기 대응 조치를 신속히 실행한다는 의미이며, 사후 실사와 손실 정산까지 모두 해당 기간에 끝낸다는 뜻은 아닙니다. 실제 손실 확정 및 정산은 이후 절차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권리 보호 장치로는 신속정리에 따른 주주·채권자의 손실이 청산·파산 시보다 커지지 않도록 하는 원칙이 도입됩니다. 정리 이후 금융위원회가 선정한 외부 전문기관이 청산 기준 손실을 산정하고, 신속정리로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경우 그 차액을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하게 됩니다.
이는 투자 손실 전액을 보장하는 방식과는 구별되며, 최소한의 권리 보호를 위한 조치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처분 후 6개월 이내에 정리 내용과 이유, 결과를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이 제도는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실 금융사의 정리 절차를 효율화하여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금융당국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