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1 앞둔 유엔 보고서, 한국 산업계 '2035년 감축 목표' 이행 과제 직면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개최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이 10월 26일 '2026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종합보고서(2026 NDC Synthesis Report)'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154개국이 제출한 새로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모두 이행하더라도 2035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대비 약 6%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제사회의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한 조건부 감축목표까지 달성해도 감소폭은 약 9%에 머물 것으로 분석되어, 파리협정의 1.5℃ 목표 달성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 COP31은 '실행의 COP'를 목표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기후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의 실제 이행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겪는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한 '손실과 피해 기금'의 재원 마련 방안과 국제 탄소배출권 시장 시스템 논의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입니다. 파리협정 제6조에 따른 탄소배출권 거래를 위한 규제적 탄소시장과 자발적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기술 지침 합의안 채택이 지난 COP28에서 불발된 만큼, 이번 COP31에서 재논의될 예정입니다.
UNFCCC 보고서는 한국 역시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발달한 국가로서 2035년 감축 목표와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저탄소 생산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면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산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감축을 추진하면 투자 및 생산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감축 목표와 함께 산업별 기술 전환 일정, 전력 공급 계획, 금융 지원 체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산업계가 국제적 감축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됩니다. 정부의 명확한 로드맵은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효과적인 전환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EU)은 COP31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옮기기 위한 '감축 패키지' 합의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는 각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의 실질적인 이행을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며,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에 탄소 감축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U는 또한 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을 서두르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3배로 확대하며 연간 에너지 효율 개선율을 2배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UNFCCC 보고서는 국제사회의 재정·기술 지원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감축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 지원 여부에 따라 2035년 감축 폭에 약 3%포인트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기후 금융이 온실가스 감축과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감축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기 위한 핵심 조건임을 보여줍니다. 보고서에 제시된 NDC 이행 관련 재원 수요는 약 3조 6천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기후 정책이 국가 재정, 산업 투자, 에너지 인프라를 포괄하는 경제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번 COP31은 튀르키예가 의장국을 맡고 호주가 협상 진행을 담당하는 공동 의장국 체제로 운영됩니다. 튀르키예는 COP31의 핵심 의제로 '전기화(Electrification)'를 내세우면서도, 자국 석탄 산업에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호주 역시 석탄 수출국으로서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두 나라가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면서도 자국에서는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추진하는 상황이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한국 산업계는 2035년 감축 목표 달성과 산업 경쟁력 유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정부의 명확한 정책 방향과 기업의 선제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기후 변화 대응이 단순히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 및 통상 문제로 확대됨에 따라, 한국은 다각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