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캐나다 무역 분쟁 격화, 한국 산업계에 복합적 영향 전망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2026년 8월 22일 0시(현지 시각)부터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유제품,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 다양한 품목에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2월 미국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 '펜타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후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캐나다의 주요 산업인 철강, 자동차, 목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번 50% 추가 관세는 기존 조치에 더해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무역 압박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의 조치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며 '달러 대 달러' 맞대응을 선언했다. 이러한 양국의 갈등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와 다자 무역 체제 약화라는 복합적인 배경을 안고 있다. 과거에도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는 이에 대한 보복 관세로 대응하는 패턴이 반복되어 왔다.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은 글로벌 공급망에 교란을 초래할 수 있다. 관세 부과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는 최종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은 생산 기지 재편이나 공급처 다변화를 모색하며 추가 비용을 감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 주도형 경제에 북미 주요 교역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심각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 역시 대미 흑자 축소 압박과 함께 투자 확대, 원산지 검증 강화 등 여러 통상 요구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직면할 수 있는 새로운 통상 환경 변화를 시사한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 캐나다가 무역법 232조에 의거한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춰 달라고 요구했으나 협상이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산 자동차의 미국 수입 관세는 25%로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제3국의 자동차 수출에는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에 주로 기인한다. KDI는 미국의 관세 조치 및 중동 정세 불안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AI 관련 투자 호조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 수출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아 취업자 증가 전망은 오히려 낮아졌다.
미-캐나다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한 면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기업은 통상 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이는 한국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