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터리 여권 2026년 시행, 한국 기업에 탄소발자국·공급망 실사 의무화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배터리 규제(New Batteries Regulation)가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며, 이는 한국의 배터리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규제는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 재활용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배터리 여권’ 도입을 핵심으로 한다. 또한 탄소발자국 공개, 재활용 원료 사용 목표 설정, 공급망 실사 의무화 등이 포함되어 국내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EU의 새로운 배터리 규제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전략인 ‘그린딜’ 정책의 일환으로, 배터리의 안전성을 높이고 책임 있는 재활용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규제는 2kWh 이상의 모든 산업용 및 자동차용 배터리에 적용되며, 재료 원산지, 탄소 발자국, 재활용 원료 사용 비율, 배터리 내구성, 용도 변경 및 재활용 이력 등의 정보를 ‘배터리 여권’에 기재하도록 의무화한다.
특히 2026년 8월 18일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탄소발자국 선언이 의무화되며, 2028년 2월 18일부터는 최대 배출 허용량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2027년 8월 18일부터는 공급망 실사 의무가 적용되어, EU 시장에 배터리 또는 배터리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 규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한국 기업들은 EU 배터리 규정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배터리 탄소발자국 산정 및 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재활용 원료 사용률을 높이는 등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터리 여권 시스템에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급망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한편 국제 해운 분야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가 2026년부터 강화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존선 에너지효율지수(EEXI)’와 ‘탄소집약도지수(CII)’ 같은 제도를 통해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있다. 2026년부터는 CII 규제가 전면 개편되어 선종별 형평성과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또한 2026년부터 EU 배출권거래제(ETS)를 해운 분야에 전면 적용한다. EU 역내를 오가는 선박은 총 배출량 전체에 대해, EU와 비EU를 오가는 선박은 총 배출량의 50%에 대해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배출량에 포함되는 온실가스도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메탄과 아산화질소까지 확대된다.
이러한 규제 강화는 한국 해운업계에 탄소 비용 증가와 운항 효율성 개선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사들은 운임뿐만 아니라 탄소 비용, 연료 선택,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익성을 관리해야 한다. 대체 연료 선박 도입 및 항만 인프라의 ESG 전환 가속화 등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 조선업계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EU 배터리 규제와 국제 해운 탄소 규제는 한국 산업 전반에 걸쳐 환경 규제 준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