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안보협의회 2027년 초 연기, 전작권 전환 논의 장기화 우려
매년 11월 개최되던 한미안보협의회(SCM)가 양국 지도부의 일정 충돌을 이유로 2027년 초로 연기됐다. 이는 1998년 이후 28년 만에 두 번째로 해를 넘겨 열리는 SCM으로, 양국 간 주요 안보 현안 논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26년 10월 27일(현지시간) SCM이 2027년 초에 개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반면 한국 국방부는 2026년 10월 28일 현재까지 미 전쟁부와 상호 가용한 일정을 협의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SCM 연기의 배경에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와 속도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나,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026년 10월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 문제에 대해 협상을 통해 모든 이슈가 상당히 거리가 좁혀지고 있으며, 한국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전작권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SCM은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매년 만나 양국의 안보·국방 현안을 논의하는 최고위급 정례 협의체다. 이 회의는 전작권 전환을 포함한 핵심 의제를 다루며, 연기될 경우 이들 논의의 진행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전작권 전환은 단순히 군사적 문제를 넘어 한미동맹의 미래 관계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이다.
미국은 2025년 12월 발표한 새 국가안보전략에서 대만 방어를 인도·태평양 안보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는 미국의 전략적 초점이 서태평양 지역으로 더욱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맹국들의 국방지출 확대와 집단 방위를 위한 역할 강화를 촉구하는 등 안보 전략에 변화를 보였다.
이와 함께 미국은 주일미군사령부의 역할을 격상하여 서태평양에서 일본 중심의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전략 변화는 한국의 안보 딜레마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SCM 연기는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인 전작권 전환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미측과의 협의를 통해 IEC(Implemented Export Controls) 면제국에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첨단 기술 산업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IEC 면제국 포함은 첨단 기술 수출 통제와 관련된 한국 산업계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SCM 연기가 이와 같은 통상 현안 논의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보와 경제가 밀접하게 연결된 현대 국제 관계에서 이러한 연기는 복합적인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SCM 연기가 전작권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려는 미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한국 정부의 전작권 전환 추진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한국의 독자적인 국방 역량 강화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SCM 연기는 단순한 일정 조정 문제를 넘어 한미동맹의 주요 현안과 한국의 산업·통상·안보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부의 향후 대응과 전작권 전환 논의의 진전 여부가 한국의 대외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기 결정은 한미동맹의 미래 방향성과 한국의 자주국방 역량 강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전략 변화 속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