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우대지수 도입, 지역 소멸 위기 해법 될까
정부가 지난 10월 14일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인구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공식화했다. 이는 9월 10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어 시행된 이후 처음 수립된 법정 계획이다. 과거 출산율 제고에 집중했던 정책에서 벗어나 인구 감소, 초고령화, 지방소멸 등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고려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특히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방우대지수'가 10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었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의 배분 방식도 개편되어 주목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지방우대지수'를 제도화했다. 지방우대지수는 국가가 지방정부의 여건을 고려해 우대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만든 객관적인 기준으로, 서울특별시와의 거리, 지역 사회·경제적 발전 정도,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특히 지방시대위원회가 마련한 44개 균형발전 지표를 연계하고, 인구감소지역에는 추가 우대가 이뤄지도록 설계되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21일부터 12일간 '지방우대지수 운영 및 관리 규정' 고시 제정안을 행정예고하며, 고시안에는 지수 산정 기준과 함께 지수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229개 시·군·구를 4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수는 2027년부터 정부 정책 전반에 본격 활용될 예정이며, 각 중앙부처는 이 권역 구분을 활용해 소관 사업·정책 특성에 맞는 지방우대 수준과 방식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부처별·사업별로 지역 우대 기준을 따로 만드는 부담을 줄이고, 객관적 기준에 따른 범정부적 지방우대 원칙을 확대·적용하려는 취지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 주도의 지방소멸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 규모로 지역에 배분되는 재원이다. 이 기금은 인구감소지역 92곳 및 관심지역 18곳을 대상으로 하는 기초지원계정 7,500억 원과 서울·세종을 제외한 광역자치단체 15곳을 대상으로 하는 광역지원계정 2,500억 원으로 구분된다. 2026년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의 배분 계획에 대대적인 변화가 생겼다.
기존의 '시설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실제로 인구 유입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 중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향으로 개편된 것이다. 특히 광역지원계정 2,500억 원 중 500억 원에 대해서는 시·도가 수립한 투자 계획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방식이 처음 도입되었다. 이는 광역 차원의 기금 성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뉴스1이 2026년 10월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강원과 충남이 최우수 지역으로 선정되어 각각 66억 원을 배분받았다.
또한, 2026년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지역별 투자계획 평가를 거쳐 배분금액이 확정되었으며, 집행률이 저조한 지역은 우수지역에서 배제하고 인센티브를 다층화하여 기금 운영 성과를 중요하게 고려했다. 우수 지역으로 선정된 지자체들은 청년 주거·창업 지원, 돌봄 서비스 제공 등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남 완도군은 '치유의 섬' 콘셉트를 홍보하고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여 생활인구 확대 방안을 제시했으며, 화순군은 청년·신혼부부 만원 보금자리와 24시 어린이 돌봄 시스템으로 정주인구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인구전략기본법은 인구 불균형 분포, 가구 형태 변화, 인구의 국가 간 이동 등 인구구조 전반을 포괄하도록 정책 범위를 확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인구전략위원회는 각 부처 인구 관련 사업 예산을 사전에 조율하는 '예산 사전협의제'를 시행하고,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의견을 제출하는 등 인구정책의 기획·조정 권한을 강화했다. 예산 사전협의제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제1차 국가인구전략 기본계획'은 합계출산율 목표치를 제시하는 대신, 동아일보가 2026년 10월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민 삶의 만족도를 2030년까지 6.6점에서 7점으로 높이고, 경제활동참가율을 71.8%에서 74%로 끌어올리는 것을 대표 지표로 삼았다. 또한 동아일보의 2026년 10월 15일 보도에 따르면 청년 고용률을 45%에서 50%로 높이고, 여성 경력단절 비중을 20%에서 10%로 낮추며, 노인 빈곤율을 35.9%에서 30%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부 과제로는 청년·신혼·양육 가구를 위한 공공주택 57만 1천 호 공급, 결혼 패널티 해소, 첫째 아이 1천만 원, 셋째 이상 최대 2천만 원의 '아이맞이지원금' 지급, 프리랜서 및 1인 자영업자에게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육아수당 지급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하는 '청년 돌봄 전문인력' 10만 명 양성 계획도 눈에 띈다. 이러한 정책들은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 지방소멸 위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삶의 만족도와 같은 추상적인 지표를 정책 목표로 내세운 점이 적극적인 개입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초고령사회로 인한 복지 부담 증가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치매 돌봄 정책의 경우, 기존 정책의 확대에 무게를 두면서도 실제 필요한 사람에게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후견인 선임 절차와 서비스 접근성 개선, 야간 돌봄 및 응급상황 대응 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인구전략기본법의 시행과 지방우대지수 도입, 지방소멸대응기금 개편은 인구 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실제 지방의 활력을 되찾고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과 지속적인 평가 및 보완이 필수적이다. 특히 '사람 중심' 투자로의 전환이 실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한 정책 설계와 집행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