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위, AI 활용 창작 가이드라인 발표…2027년 지원사업에 '책임' 강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예술 창작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책임 있는 AI 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AI가 예술 창작의 도구로 자리 잡는 가운데, 인간 창작자의 윤리적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예술위는 2026년 10월 8일, AI 시대 예술 창작과 공공 지원에 대한 기본 입장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AI를 인간 창작자를 대신하는 독립적인 예술적·책임적 주체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간 창작자가 기획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창작의 핵심적 판단을 주도해야 하며, AI 활용에 따른 윤리적·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유네스코가 2026년 보고서에서 생성형 AI 확산이 예술가의 소득과 권리를 압박할 수 있다고 지적한 맥락과도 일치한다.
예술위는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지원 신청을 10월 8일부터 시작했으며, 총 939억 원의 역대 최대 규모 예산을 기초예술 생태계 지원에 투입한다. 이 시점에 맞춰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지원사업 신청 시 작품 또는 프로젝트에 AI를 활용한 경우 해당 사실을 지원신청서에 밝힐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향후 지원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AI 기술은 이미 미술, 음악, 영상, 디자인, 출판 등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새로운 제작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상 2026'에서도 생성형 AI를 통해 역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소개되는 등 AI는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언어가 되었다. 그러나 AI가 학습한 데이터의 출처, 결과물에 대한 권리, 그리고 창작자의 책임 범위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활발하다.
현재 국내에서는 AI를 창작 도구로는 인정하지만, 저작권은 인간에게만 허용된다는 것이 원칙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AI 작곡가 '이봄'이 만든 노래에 대한 저작권을 취소하고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이는 AI가 기존 작품들을 활용한 '산출물'에 불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예술위의 AI 활용 가이드라인은 AI 시대 예술 창작의 윤리적 기준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중요한 시도로 평가된다. 예술계는 AI 기술이 창작 기회를 넓히고 문화 접근성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지 않을 경우 예술가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가이드라인은 예술가들이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고, 새로운 창작 환경 속에서 인간 창작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이드라인 전문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ark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술위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예술 생태계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이는 AI 시대에 인간 중심의 예술 가치를 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예술위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예술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보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이다. 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AI 기술이 예술 창작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관련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