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AI 시대 인간 정체성 탐구…린 허쉬만 리슨 개인전 개막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문화예술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가운데, 인간 창작의 본질과 가치를 탐구하는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10월 21일 막을 올렸다. 지난 10월 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9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며 AI 시대 예술 생태계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은 미디어 아티스트 린 허쉬만 리슨의 아시아 첫 개인전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을 통해 기술이 변화시키는 인간 정체성과 예술의 의미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2026년 10월 21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진행된다.
'린 허쉬만 리슨: 나의 [나]들' 전시는 미국의 원로 미디어 아티스트 린 허쉬만 리슨(85)의 60여 년간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다. 작가는 1960년대부터 비디오, 인터넷, AI 등 첨단 기술을 예술에 접목하며 인간과 기술의 관계, 그리고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정체성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드로잉,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 설치, 영상, 영화 등 200여 점의 작품을 통해 신체와 기계의 결합에서 시작해 미디어, 네트워크, AI, 생명공학으로 확장된 작가의 탐구 여정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제목인 '나의 [나]들'은 기술 환경에서 복제되고 재구성되는 다양한 자아를 의미하며,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기술이 자아의 경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보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한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에 총 939억 원의 예산을 배정하며 기초예술 생태계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이는 2026년 603억 원 대비 337억 원 증액된 역대 최대 규모로,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0월 8일 발표됐다.
아르코는 예술인의 창작 활동 직접 지원을 확대하고, 문학, 시각, 공연예술 분야의 창작 공간 및 비평 연구 등 예술 생태계 전반의 기반을 촘촘히 뒷받침할 계획이다. 특히 국제교류 지원 예산을 기존 대비 2.5배 이상 확대 편성하여 국내 기초예술 창작자와 우수 작품의 해외 진출 및 국제적 활동 기회를 넓히는 데 집중한다.
또한, 예술가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여 예비 예술인 지원 예산을 127억 원으로 확대하고, 창작·실연 인력의 고용 지원 예산도 167억 원 규모로 늘려 총 690명을 지원할 예정이다. 2027년부터는 기존 '청년예술가도약지원' 사업을 장르별 4개 사업으로 분리하고, 지원 규모를 16.1억 원에서 28억 원으로 1.7배 확대한다.
이는 만 34세라는 연령 기준에서 벗어나 장르별 특성에 맞는 지원 기준과 내용을 재편하여 예술가가 신진, 유망, 중견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신청은 2026년 10월 8일부터 11월 5일 오후 3시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e나라도움 시스템을 통해 가능하다.
지난 10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는 AI 시대 창작의 새로운 기준을 모색하는 국제 콘퍼런스 '퓨추라캔버스 2026(FuturaCanvas 2026)'이 개최되어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새로운 규약: 창작을 넘어 생태계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AI가 보편화된 시대에 창작자가 기술을 활용하고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새로운 기준을 탐색했다.
글로벌 커뮤니티 '하우스 오브 뷰티풀 비즈니스'의 팀 레베레히트 공동 창업자는 기조연설에서 AI 시대에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 인간의 존엄, 관계, 아름다움의 가치를 강조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시각예술가 루벤 우는 드론과 빛을 활용한 시각 언어를 상업 영역으로 확장한 경험을 공유하며 기술을 매개로 한 독창적인 예술 창작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콘퍼런스는 관객이 연사, 작가, 투자자 등과 함께 토론하고 교류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어 AI와 예술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냈다. AI 기술이 예술 창작의 도구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인간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새로운 창작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