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법, 독점 규제와 혁신 성장 사이의 딜레마
2026년 9월 정기국회가 개회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플랫폼법)' 제정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배달 서비스 시장의 독점 문제와 온라인 쇼핑 등 유통 산업 내 플랫폼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 9월 15일 법안심사소위에서 플랫폼법과 음식 배달앱 플랫폼법(이하 음플법)을 안건으로 상정하며 조속한 논의와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이는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재 국내 배달 서비스 시장은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두 기업의 독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무료 배달' 경쟁은 입점업체와 라이더에게 비용 전가, 프로모션 강제 참여, 일방적인 정책 변경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도 쿠팡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이 납품단가 후려치기, 광고 강제 구매 등 시장 지배력을 남용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 거부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중소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러한 플랫폼 갑질이 중소자영업자와 노동자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시장과 소비자를 독점하고 기업 비용을 중소자영업자에게 전가하는 플랫폼을 규제할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플랫폼법 제정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으나, 미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뤄진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국내에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법이 특정 국가의 기업을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시장을 독점한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민생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반박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메가특구특별법'을 추진하며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 거점에 각종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노동 유연화와 관련된 '노동 특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으며, 이에 반대하는 농성도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메가특구 내 연구개발(R&D)직에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제외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하는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를 제안했습니다. 이는 6년 만에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로, 노동 규제 보완을 위한 대타협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플랫폼법 제정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와, 급변하는 디지털 경제 환경에서 혁신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고민이 맞물려 있습니다. 9월 정기국회에서 플랫폼법과 메가특구특별법 등 주요 경제 관련 법안들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여야는 부동산 공급 확대, 사법개혁, 검찰개혁 후속 입법, 내년도 예산안 등 다양한 쟁점을 두고 치열한 대치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랫폼법이 독점 규제와 혁신 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