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개인 간 거래, '안심삭제 서비스' 접근성 확대 시급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 부담이 커지면서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중고 휴대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를 통해 사업자 간 거래의 안전성을 높이고 있으나, 전체 중고폰 거래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개인 간 거래는 여전히 개인정보 유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6년 9월 11일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중고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 사업자의 개인정보 삭제 의무가 강화되었다. 이는 중고폰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하고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 절차 구축 등 9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인증하는 '중고 휴대폰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첫 인증 이후 올해 7월까지 50개 사업자가 인증을 받았으며, KT M&S,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도 데이터 완전 삭제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도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인 간 중고폰 거래에서는 여전히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고폰을 단순히 '공장 초기화'하는 것만으로는 개인정보가 완전히 삭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초기화는 파일 시스템의 인덱스만 삭제하고 실제 데이터 저장 영역은 덮어쓰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포렌식 기법 등을 통해 데이터 복구가 가능하다. 실제로 중고폰에 남아있던 개인정보가 금융 사기나 협박 등 범죄에 악용된 사례도 발생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개인 간 거래에서 판매자가 충분한 개인정보 삭제 절차를 거치지 않았을 때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0월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고폰 안심거래 제도' 시행 1년 4개월이 지났음에도 일반 이용자의 39.7%가 제도를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11.1%에 불과했다. 지난해 개인 간 중고폰 거래가 약 224만 대에 달했지만, 거래사실 확인서 발급은 316건에 그쳐 이용률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은 중고폰 유통 사업자의 개인정보 삭제 의무를 강화했지만, 개인 간 중고폰 거래 시 판매자를 '개인정보처리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해석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시민들이 법적 의무를 인지하고 준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개인 간 거래 시의 의무 적용 여부와 절차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우리동네 중고폰 진단센터'를 통해 블랑코코리아의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완전 삭제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며 인증서도 발급하고 있다. KT M&S는 '스마트 MRI' 방식을 도입해 개인정보 삭제 시간을 단축하고 삼성스토어에도 해당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민팃' 또한 데이터 완전 삭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들이 모든 중고폰 거래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 이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소비자들은 중고폰 판매 전 중요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비스나 다른 저장 장치에 미리 백업하고, 안드로이드폰은 구글 계정, 아이폰은 iCloud(Apple ID) 계정을 반드시 로그아웃해야 한다.
또한, 공장 초기화 후에도 대용량 파일을 저장 공간에 가득 채우고 다시 초기화하는 과정을 2~3회 반복하는 '오버라이팅' 방식을 활용하면 포렌식으로도 복구가 불가능해진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정부의 인증제도 확대와 더불어 개인 간 거래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제시, 그리고 접근성 높은 개인정보 완전 삭제 서비스의 확대가 시급하다. 이를 통해 중고폰 거래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