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COP31 앞두고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한국 산업계 신규 사업 기회 확대
튀르키예가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개최를 앞두고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산업계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다. 튀르키예는 2035년까지 전력 송전 인프라에 280억 달러(약 38조 원)를 투자하고,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을 12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재생에너지 발전 및 송배전 기술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는 지난 9월 16일, 2035년까지 전력 송전 인프라에 28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대규모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 신규 발전 설비를 안정적으로 전력망에 연계하기 위함이다. 튀르키예는 '2035년 재생에너지 계획'에 따라 풍력과 태양광의 합산 설비용량을 120GW까지 늘릴 방침이며, 이를 위해 발전 부문에도 약 800억 달러(약 109조 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튀르키예는 이미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에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머릭스(emerics.org)가 2026년 10월 2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 튀르키예의 총 전력 설비용량은 12만 6,113MW이며, 이 중 재생에너지 설비가 7만 8,808MW로 전체의 62.5%를 차지한다. 특히 태양광 발전은 2026년 4월 말 기준 누적 설비용량 26.8GW를 기록하며 천연가스를 제치고 수력에 이어 두 번째 주요 전원이 되었다.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은 태양광이 올해 말까지 수력을 넘어 튀르키예 최대 전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러한 튀르키예의 공격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은 한국 기업들에게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튀르키예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신규 발전소를 전력망에 안정적으로 연계할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송전 인프라 및 계통 운영 기술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차관은 2026년 10월 20일, 2035년까지 전력 송배전 인프라에 약 8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고압직류 송전선 도입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변동성을 흡수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확충이 필수적이다. 튀르키예는 현재 495MW 수준인 에너지 저장 용량을 수년 내 수천 MW 규모로 늘릴 것으로 전망하며, ESS 인프라 확충을 위해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더구루(theguru.co.kr)가 2026년 10월 2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규제 변경으로 ESS 시설과 함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2024년 6월 기준 이러한 시설에 대한 예비 라이선스 신청 규모는 32GW에 달한다.
튀르키예는 에너지 공급 다변화와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국가 에너지 전략의 주요 요소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아쿠유(Akkuyu) 원전 1~4호기를 건설 중이며, 2050년까지 총 20GW 규모의 원전 설비 확보를 목표로 시놉과 트라키아 지역에 신규 원전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는 최대 5,000M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입을 위한 새로운 법안도 준비 중이다.
한국전력공사는 시놉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튀르키예 정부는 한국의 기술력과 현지화 기여도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다. 2026년 2월 한-튀르키예 장관회담에서 양국은 재생에너지, 전력망, 원전·SMR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11월 9일 개막하는 COP31은 '실행의 COP'를 목표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의 실제 이행을 강조할 예정이다. COP31의 협상을 주도하는 호주는 한국에 제조업 등 산업의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한국은 COP31을 앞두고 57개국 주한외교단과 기후행동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동시에 석탄 발전 비중이 여전히 높고 석유·천연가스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기후 정책의 모순을 지적받기도 한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전력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설비만으로는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존재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은 튀르키예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술력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상호 호혜적인 협력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송전 인프라, ESS, 원전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튀르키예의 에너지 전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동시에 한국 산업계의 해외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