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1 앞둔 제품 탄소회계 국제 표준화, 韓 산업계 대응 시급
오는 11월 9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개막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제품 탄소회계와 산업 탈탄소 정책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심화될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실행의 COP'를 목표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이행과 기후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의 실제 적용을 강조한다. 이는 한국 산업계가 직면한 새로운 국제 규범의 변화를 의미한다.
제품 탄소회계는 제품 생산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는 원료 채취부터 제조, 운송,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 주기(Life Cycle Assessment, LCA)를 포괄하며, 공급망 각 단계에서 배출량을 계산하고 배분하는 방식을 명확히 하여 제품별 탄소 집약도를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투명성은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엑손모빌, 도요타, 블랙록 등 31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카본 메저스'는 이러한 체계를 바탕으로 정부가 제품 단위 탄소 집약도 기준(PCIS)을 도입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탄소회계 표준 마련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며, 이는 향후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국제 표준화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선제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이미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 6개 품목에 대해 2026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EU 수입업자는 수입품의 탄소 배출량을 신고하고 인증서를 구매 및 제출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국내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관리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26년 10월 25일 보도에 따르면, EU CBAM은 철강과 알루미늄 등 기초 소재를 넘어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등 완성품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28년부터 한국 수출 기업의 탄소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및 전자 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제품 탄소회계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은 한국 기업들이 제품 탄소회계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저탄소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함을 보여준다. 특히 제조업 비중이 높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발달한 한국은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탄소 생산 체제 전환이 필수적이다. 탄소 배출량 관리는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닌 기업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감축 목표와 함께 산업별 기술 전환 일정, 전력 공급 계획, 금융 지원 체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효과적인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명확한 정책 방향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촉진하고 국제 탄소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정책 방향이다.
한편, COP31에서는 기후 금융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예정이다. 다자개발은행(MDB)의 기후 금융은 재난 대응을 넘어 전력, 물 등 인프라 회복력 강화와 저탄소 전환을 위한 실제 투자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가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처리 등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에게 해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이미 COP29에서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 서약'에 동참하며 2030년까지 전 세계 ESS 용량을 2022년 대비 6배 확대하고, 2040년까지 8천만 킬로미터(km) 길이의 전력망을 추가 또는 개조하는 목표에 동의한 바 있다. 이는 국내 ESS 시장 활성화와 관련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COP31은 기후변화 대응이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경제 및 통상 문제로 확대됨에 따라, 한국이 다각적인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제 표준화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탄소 규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제품 탄소회계의 국제 표준화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EU CBAM의 확대 적용에 대비하여 산업 전반의 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넘어 장기적인 수출 경쟁력 확보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투자로 인식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