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국제일반

COP31 앞둔 한국 산업계, 국제 기술 표준·인증 강화에 촉각…수출 경쟁력 확보 '분수령'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0.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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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화기구(ISO)는 2024년 2월, 31개 주요 경영시스템 표준에 기후변화 관련 내용을 추가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 개정안은 기업이 조직의 상황과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분석할 때 기후변화 위험의 관련성을 반드시 고려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ISO 9001(품질경영), ISO 14001(환경경영), ISO 45001(안전보건)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걸쳐 기후변화 대응을 통합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한국 기업들은 내부 시스템에 기후변화 요소를 반영하고 관련 목표 및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정보보안 분야의 ISO 27001 표준에도 기후변화 관련 개정(Amd 1:2024)이 적용되어, 정보 자산에 대한 기후변화 위협을 평가하고 ESG 경영 요구와 연계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 공개 등 친환경 IT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

EU는 제품의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에코디자인 규정(ESPR)을 강화하고 2027년부터 '디지털 제품 여권(DPP)' 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DPP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수송, 사용, 폐기 등 전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제공하는 것으로, EU에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내구성, 재활용 가능성, 수리 용이성, 에너지 효율성, 탄소·환경 발자국 등 에코디자인 요구조건을 준수하고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축적하여 DPP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제품 권장을 넘어,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낮은 제품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우수 제품에 경쟁력을 부여하는 강력한 비관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EU는 배터리, 섬유 등에서 DPP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와 산업계는 EU의 제품군별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한국형 운영 체계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1992년부터 시행해온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인 '에너지스타(Energy Star)'의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스타는 가전제품과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을 인증하여 소비자들이 에너지 절약형 제품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 자발적 프로그램으로, 지난 30여 년간 미국 가정과 기업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기여해왔다. 만약 에너지스타 프로그램이 폐지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에너지 효율 인증 기준의 혼란이 예상되며, 에너지스타 기준에 맞춰 제품을 설계해온 한국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 전략을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 표준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026년 10월 2일, 국제표준화기구(ISO) 이사국 연임에 성공하며 2027년부터 2029년까지 ISO의 전략, 예산 및 주요 표준화 정책 결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등 첨단산업 분야의 국제표준을 선도하고, 우리 기술과 산업계 의견이 국제표준에 적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 11월 발표된 「사실상 표준 대응 강화 방안」과 2026년 3월 「제6차 국가표준 기본계획」을 통해 반도체,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의 사실상 표준 선점을 위한 기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는 2030년까지 배터리 국제표준 9종을 개발하여 K-배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용·차세대·사용후 이차전지 전주기 표준 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 12월 발표된 「탄소중립·녹색성장 표준화 전략 3.0」을 통해 탄소배출규제 대응, 주력산업 저탄소 이행,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순환경제 등 4대 분야 9대 추진과제에 대한 표준화 로드맵을 수립했다. 특히 한국형 디지털제품여권(DPP) 공급망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시스템 및 데이터 표준화를 병행하고,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 공정기술 표준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환경부는 '환경마크 인증제도'를 개선하여 국가 공신력을 높이고 친환경 대표 인증제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2026년 8월에는 환경표지 인증제도를 생활밀착형 제품과 서비스, 순환경제 핵심 산업으로 확대하여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 제품, 미용실 서비스, 청소 서비스 등 신규 품목에 대한 인증 기준을 신설했다. 이는 단순한 친환경 제품 인증을 넘어 생산·소비 전 과정의 환경성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ESG 및 녹색조달 시장 진입 경쟁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COP31은 '이행의 COP'를 목표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기후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의 실제 이행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 산업계에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에너지 효율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높이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튀르키예가 COP31에서 추진하는 'AI 안탈리아 서약'은 인공지능(AI) 산업의 에너지 사용 투명성 확보와 청정에너지 활용을 촉구하며, 한국 산업계에 AI 기반 탄소 관리 및 에너지 전환 기술 도입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COP31 협상을 주도하는 호주는 한국에 대해 제조업 등 산업의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혁신은 자연스럽게 따라붙게 되어 제조업의 청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 산업계가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요구에 발맞춰 기술 표준 및 인증 획득 노력을 강화하고, 친환경 기술 개발 및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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