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규제 사각지대 대출 쏠림 심화…가계부채 관리 형평성 도마 위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가 지속되면서,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대출 상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도금·이주비 등 집단대출과 사내 대출, 소액 대출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규제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10월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중 DSR 규제 적용 예외 비중은 70.5%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반면 DSR 규제 적용 대상 비중은 같은 기간 29.5%로 낮아져,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0%를 밑돌았습니다.
DSR은 차주의 연 소득 대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의미하며,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제1금융권에는 40%, 제2금융권에는 50%가 적용됩니다. 금융당국이 도입한 스트레스 DSR로 인해 대출 한도가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중도금 대출,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대출, 분양 오피스텔 중도금 대출, 서민금융상품(새희망홀씨, 사잇돌대출 등), 300만원 이하 소액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전세보증금담보대출 제외), 주택연금, 보험계약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은 DSR 산정 시 예외적으로 제외됩니다.
2026년 2분기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에서 DSR 규제 예외 대출의 증가를 주도한 것은 중도금·이주비 대출입니다. 한국은행이 2026년 10월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대출의 비중은 2025년 2분기 14.1%에서 2026년 2분기 23.1%로 9.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총대출액 1억원 이하 대출 비중도 같은 기간 27.3%에서 29.9%로 2.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특히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사내 대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SGI서울보증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4월 민간기업의 사내 대출에 대한 SGI서울보증의 보증 규모는 6025억원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3165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김상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이 중 주택자금 목적의 사내 대출 보증 규모는 4485억원으로 전체 사내 대출 보증의 74.4%를 차지하며, 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사내 대출은 일반 금융권 대출과 달리 DSR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차주가 은행에서 DSR 한도까지 대출받은 후에도 추가로 사내 대출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 직원들의 사내 대출 역시 개인신용평가회사와 공유되지 않아 DSR 산정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 사각지대는 가계부채 관리의 실효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위해 DSR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규제 예외 대출로의 쏠림 현상은 규제의 실효성과 형평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가계대출을 억제하면서 특정 대출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규제의 형평성과 실효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금융당국은 2025년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를 시행하여 은행과 제2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1.5%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금융위원회 자료를 통해 확인됩니다. 또한, 금융당국은 전세대출과 정책대출까지 DSR 규제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DSR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 강화가 서민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 기회를 과도하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청년·서민 등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핀셋 완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는 규제와 실수요자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