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플랫폼 책임 강화로 규제 전환 논의 확산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가 심화되면서, 단순한 사용 시간 제한을 넘어 소셜 미디어(SNS) 플랫폼의 중독 유발 설계에 대한 규제와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 주요국에서 플랫폼 책임 강화를 위한 법적, 정책적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0~19세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3%로, 전년 대비 0.4%p 증가하며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1년 37.0%, 2024년 42.6%에 이어 지속적인 상승세입니다. 또한 2026년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 미디어 이용습관 진단조사'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 116만여 명 중 15.8%에 달하는 18만 3209명이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의존은 수면 부족, 학업 장애, 교우 관계 단절, 정서 불안 등 청소년기 전반의 복합적인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개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사용자 문제'로 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알고리즘 추천,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등 '플랫폼 구조 문제'로 규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국들은 이미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 정책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플랫폼 책임 강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며 입법 및 소송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영국은 플랫폼에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사전 위험관리 체계를 구축했으며, 프랑스는 15세 디지털 성년제와 학교 스마트폰 규제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호주는 16세 미만 SNS 금지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미국 플로리다주는 14세 미만에 대한 SNS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동향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아동·청소년의 SNS 중독에 대한 '플랫폼 책임'을 촉구하는 논의가 활발합니다.
지난 10월 12일 중독포럼은 'SNS 규제정책 국제현황과 국내 도입방향' 웨비나를 개최하고, SNS의 중독적 설계가 초래하는 폐해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성욱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발제에서 “SNS는 더 이상 관계를 잇는 네트워킹 서비스가 아니라 아이들이 그 안에서 끊임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미디어 플랫폼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박사는 플랫폼이 수익을 벌어들이는 반면 우울, 불안, 자해, 수면 부족 등 사회적 비용은 국가, 학교, 병원, 가정이 부담하는 비용의 외부화 문제를 비판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재 연령 제한, 지정형, 위험평가 등으로 흩어져 있는 9건의 관련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최소 연령 제한과 실효적인 연령 확인, 추천 알고리즘 및 인터페이스의 중독적 설계 제거, 위험평가 의무화 등을 구체적인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청소년의 디지털 웰빙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중요한 단계로 평가됩니다.
한편, 2026년 3월부터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전국 모든 학교에서 수업 중 스마트폰 사용이 법으로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교원의 교육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로, 학교 현장의 관행이나 권고에 머물지 않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교육부는 2학기부터 '스마트폰 없는 학교' 시범 운영을 통해 등교부터 하교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9월부터 전국 200개 학교를 '어울림 더하기 선도학교'로 지정하여 시범 운영하며, 내년에는 400곳으로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2026년 모두가 함께하는 디지털 웰빙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학교와 가정이 함께하는 실천 중심의 문화 확산에 나섰습니다. 구미교육지원청은 10월 15일 청소년 미디어 과의존 예방 학부모 및 교원 연수를 실시하여 가정과 학교가 협력하여 미디어를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26년 디지털새싹'을 운영하여 초중고 학생의 AI·디지털 역량을 함양하고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267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으며,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함께 실질적인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 확대가 지속적으로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