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산 철강 '용해 및 주조' 원산지 증명 강화…업계 대응책 시급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우회 수출' 조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철강 원산지 판정 기준인 '용해 및 주조(melted and poured)' 원칙 적용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산 철강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의 일환으로 풀이됩니다.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철강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2025년 6월 4일부터 한국산 철강에 대한 세율을 인상했습니다. 이후 2026년 4월 6일부터는 관세 부과 기준이 금속 함량 가치에서 수입품 전체의 세관 가치로 개편되어 한국 철강 업계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는 철강 제품의 원산지를 '녹이고 부어지는' 단계부터 엄격하게 따지는 '조강 기준'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생산된 쇳물을 다른 나라에서 단순 가공해 미국에 수출하는 행위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과거와 달리 이러한 우회 수출이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한국은 이미 2026년 8월 백악관 보고서에서 중국산 제품의 불법 환적 위험이 높은 '1등급(Tier 1)' 국가로 분류된 바 있습니다. 피터 나바로 당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수석고문은 2026년 10월 6일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중국산 철강의 불법 환적 및 관세 회피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미국 상무부의 우회 수출 조사는 이해관계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개시될 수 있으며, 조사 개시 후 30일 이내에 이해관계인은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이후 조사 대상 품목 생산자 등에게 '수량 및 가치(Quantity and Value, Q&V)' 질의서가 발부되며, 답변서 제출 기한은 통상 21일로 짧습니다.
기한 내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불리한 가용 정보(Adverse Facts Available, AFA)'가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므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한국 철강 기업들은 '용해 및 주조' 원산지 증명 강화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국내에서 중요한 형질 변경이나 충분한 부가가치가 발생하지 않은 중국산 소재를 사용한 제품은 우회 수출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입 소재 사용 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원산지 증명 서류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는 2025년 3월 19일 수입 철강재에 대한 원산지 증명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중국산 소재를 활용한 철강 제품의 수출 승인을 제한하는 등 우회 수출 차단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 국내 철강 산업의 건전성을 확보하고 국제 무역 규범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28개 국가·지역은 2026년 9월 30일 글로벌철강포럼(GFSEC) 각료회의에서 중국산 철강의 제3국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공동 감시체계 구축에 합의했습니다. 이는 철강의 생산·가공·수출 경로를 추적하고, 특히 철강이 어느 나라에서 실제로 용해·주조되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입업자로부터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러한 국제 공조 강화는 한국 철강 업계에도 투명한 공급망 관리와 원산지 증명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강화된 원산지 기준에 맞춰 공급망을 재점검하고, 관련 서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할 시점입니다. 한국무역협회는 회원사들에게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대응을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