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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수석 홍주연 "발레의 진짜 아름다움은 테크닉 아닌 작품 속 몰입"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07.21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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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완벽한 회전과 높이 나는 도약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 화려한 테크닉이 끝난 자리에는 무엇이 남을까.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수석 무용수 홍주연은 이 질문에 대해 동작의 정교함보다 더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지향하는 발레의 미학은 정형화된 기술의 과시가 아닌, 작품과 캐릭터를 향한 무용수의 깊은 몰입이다.

이화여자대학교 무용과를 졸업하고 국립발레단과 M발레단 솔리스트를 거친 홍주연은 클래식 발레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무용수다. 정교한 테크닉과 절제된 선으로 무대를 장악해 온 그녀이지만, 최근 컨템포러리 발레와 창작 무대로 영역을 넓히며 예술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해진 규칙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것보다 작품의 서사 안에서 온전히 숨 쉬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홍주연은 김주원 예술감독이 연출한 창작 발레 '사계 : 타임 인 타이즈(Time in Tides)'에 솔리스트로 참여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기후변화로 사라져가는 사계를 몸짓으로 표현해야 하는 이번 무대에서 그녀는 기존 클래식 발레의 엄격한 형식적 틀을 깨는 경험을 했다. 익숙하지 않은 현대적 움직임을 소화하는 과정은 고되었지만, 그 안에서 발견한 표현의 자유는 그녀의 예술관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홍주연은 테크닉의 완성도가 발레의 기본적 요소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무용수가 신체를 완벽히 제어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술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무대는 생명력을 잃고 단순한 기계적 반복에 그치기 쉽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그녀가 강조하는 몰입은 무대 위에서 무용수 개인의 자아를 지우고 오롯이 작품 속 인물과 상황으로 녹아드는 상태를 의미한다.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것은 완벽한 각도의 아라베스크 동작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동작에 실린 무용수의 내면적 감정과 서사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몰입이 전제될 때 비로소 관객과 무용수 사이에 보이지 않는 정서적 교감이 완성된다.

일각에서는 클래식 발레의 핵심이 수백 년간 다듬어진 전통적 테크닉의 재현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고난도 기술을 한 치의 오차 없이 수행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시각이다.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무대는 관객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홍주연은 기술적 훈련은 무대에 오르기 전 연습실에서 끝마쳐야 하는 영역이라고 선을 긋는다. 관객이 유료 관람을 통해 극장에서 마주해야 하는 것은 훈련의 과정이 아니라 완성된 예술적 서사여야 한다는 뜻이다. 기술을 뛰어넘는 몰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화려한 테크닉도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의 수석 무용수로서 그녀는 앞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두드리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고 매 순간 무대 위에서 진실하게 존재하려는 그녀의 태도는 동료 무용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있다. 기술을 넘어 예술을 지향하는 그녀의 발걸음은 한국 발레의 지평을 한 단계 넓히고 있다.

결국 발레리나 홍주연이 보여주는 무대는 관객에게 기술의 감상이 아닌 삶의 은유를 전달하는 시간이다. 그녀는 오늘도 완벽한 동작을 넘어 작품 속에 온전히 자신을 던지는 몰입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기술이 완성될 때가 아니라, 무용수의 영혼이 작품과 하나가 되는 바로 그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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