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도 못 잡았다”…늘어나는 청년 대졸 실업
대학 문을 나서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졸 실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취업 경험이 전혀 없는 청년층의 고용시장 진입 지연이 심화하고 있다. 제조업 등 주력 업종의 신규 채용 축소와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청년층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양상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48만 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만 9000명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1년 2분기(52만 1000명)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특히 전체 대졸 이상 실업자 중 20대(17만 9000명)와 30대(13만 명)가 차지하는 비중이 64.2%에 달해 청년층의 취업난이 두드러졌다.
취업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실업자의 증가세도 확인됐다. 2분기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5만 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명 늘었다. 이 가운데 20대 취업 무경험 실업자는 1만 1000명 증가한 4만 8000명을 기록해, 이 역시 2021년 2분기(5.6만 명)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년을 앞둔 한 공기업 임원은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대기업 신입 채용 서류전형에서 잇따라 탈락하며 위축되고 있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고 경력을 갖춘 이들을 선호하면서 청년들의 취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고용 유발 효과가 미미한 일부 업종에 치우쳐 제조업과 건설업 등 주력 산업의 고용 온기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원인으로 꼽힌다.
고용 시장의 위축은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만 3000명 늘며 일시적으로 반등했으나,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오히려 19만 7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3.9%로 1.7%포인트 하락하며 2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향후 인공지능(AI) 도입 가속화도 청년 고용시장의 추가 악재로 거론된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대외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도입률은 현재 약 6%에서 10년 후 50%까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미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올 2분기에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인 8만 8000명 감소하는 등 AI 노출도가 높은 전문직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 감소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9월 중 추가 청년 고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추가 세수로 마련할 미래대응기금의 최우선 투자 순위를 청년으로 두고, 일자리와 주거 등을 포함한 맞춤형 정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