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가능한 사랑', 베네치아 심사위원대상 수상…한국 영화 새 역사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 제83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사자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였다. 이는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4년 만에 한국 영화가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주요 상을 받은 성과로,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이다.
'가능한 사랑'은 현지 시각으로 2026년 9월 1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 리도섬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창동 감독 개인에게는 2002년 '오아시스'로 감독상(은사자상)을 받은 지 24년 만에 다시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주요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이다.
이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영화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배우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한 "노동이 사라져 가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라며, 이번 수상을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밝혔다.
'가능한 사랑'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자 그의 첫 넷플릭스 영화로 주목받았다. 이 영화는 부유한 다큐멘터리 감독이 해고 노동자 부부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계급적 배경이 다른 인물들이 서로의 삶과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국제비평가연맹(FIPRESCI)상까지 받으며 작품성을 일찌감치 인정받았다. 국제비평가연맹상은 전 세계 영화 비평가들이 선정하는 상으로, '가능한 사랑'이 비평적 호평을 받았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한국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네치아, 베를린)에서 꾸준히 주요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베네치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것은 한국 영화 역사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은 이창동 감독의 수상을 축하하며, 이번 쾌거가 한국 영화사에 위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최 장관은 한국 영화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 의지를 재확인했다.
'가능한 사랑'은 오는 2026년 9월 23일 국내 일부 극장에서 개봉하며, 11월 6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극장 개봉과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를 확보한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되어 내년 오스카상에도 도전한다. 베네치아에서의 성공이 아카데미 레이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창동 감독은 그동안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시', '버닝'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사회 비판적 시각과 인간 본연의 심리를 깊이 있게 탐구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가능한 사랑'의 수상은 이창동 감독의 예술적 역량을 다시 한번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는 한국 영화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창동 감독의 이번 수상은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는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