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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기술, 뒤처지는 어르신"…디지털 문해 가르치는 최 교사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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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파란색 네모를 누르면 사진이 찍혀요." 지난 17일 서울의 한 노인복지관 강의실. 백발의 강사가 스마트폰 화면을 앞쪽 큰 화면에 띄우고 천천히 손가락으로 짚어 나갔다. 강사도, 수강생도 모두 예순을 훌쩍 넘긴 이들이다.

최영순(72)씨는 이 복지관에서 3년째 디지털 문해 수업을 맡고 있다. 정년퇴직 후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익히며 겪은 답답함이 계기가 됐다. "키오스크 앞에서 주문을 못 해 돌아섰다는 어르신들 이야기를 들으면 남 일 같지 않았다"고 했다.

수업은 은행 앱으로 송금하기, 병원 예약하기, 사진 전송하기처럼 일상에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워진다. 진도는 더디다. 같은 내용을 서너 번 반복하는 일도 잦다. 최씨는 "빠른 기술이 어르신들을 자꾸 뒤에 남겨 둔다"며 "속도를 늦춰 함께 가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강생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날 처음으로 손주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본 한 어르신은 "세상과 다시 연결된 기분"이라며 웃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궁금한 것을 묻는 줄이 길게 이어졌다.

최씨는 몸이 허락하는 한 강단을 지키겠다고 했다. "나이 들었다고 배움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며 "한 분이라도 더 세상과 이어 드리는 것이 남은 숙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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