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손으로 노래하는 무대…수어 통역 아이돌 첫선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07.18 08:30
중앙저널 디지털뉴스팀구독
노래가 시작되자 그는 마이크 대신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지난 18일 서울의 한 소극장, 신인 5인조 그룹의 무대 한켠에서 멤버 하윤(21)은 곡의 후렴을 수어로 옮겨 냈다. 객석 앞줄에 앉은 농인 관객들의 눈이 그의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소리 없이 전해진 노래에 몇몇은 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하윤이 무대에서 수어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청각장애가 있는 사촌 언니와 함께 자랐다"며 "언니가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나누고 싶었던 마음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데뷔를 준비하면서 그는 소속사에 수어 퍼포먼스를 정식 무대 구성에 넣자고 먼저 제안했다.
준비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가사를 그대로 옮기는 것을 넘어 곡의 정서와 리듬까지 손짓에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어 통역사와 몇 달간 안무를 다듬었다. "한 소절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두고 밤새 고민한 적도 많았다"고 했다.
무대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되자 반응은 빠르게 번졌다. 농인 커뮤니티에서는 "우리도 공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글이 이어졌다. 한 농인 팬은 방명록에 "처음으로 무대 위 가사를 눈으로 읽었다"고 적었다.
하윤은 앞으로 모든 무대에 수어 퍼포먼스를 함께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손으로도 노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더 많은 무대가 소리 밖의 관객에게도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