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에 첫 개인전 연 '할머니 화가'…"그림은 나의 일기"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07.19 04:00
중앙저널 디지털뉴스팀구독
전시장 벽에는 예순 해에 걸쳐 그린 그림들이 나란히 걸렸다. 붓을 처음 든 것은 서른 무렵, 첫 개인전을 연 것은 아흔이 된 올해다. '할머니 화가'로 불리는 그는 "그림은 나의 일기"라고 말했다.
그의 그림에는 특별한 기법도, 유행하는 화풍도 없다. 대신 마당의 감나무, 장에 다녀오던 길,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뒷모습처럼 평생의 장면들이 담담하게 담겨 있다. 그는 "말로 다 못 한 마음을 그림에 적어 두었다"며 "붓을 들면 그날 하루가 정리됐다"고 했다.
환갑이 넘어서야 그림을 배웠고, 여든이 넘어 동네 문화센터 전시에 처음 작품을 걸었다. 이를 눈여겨본 한 큐레이터의 권유로 이번 개인전이 성사됐다. 큐레이터는 "기교가 아니라 세월이 그린 그림"이라며 "오래 산 사람만이 그릴 수 있는 진심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든다"고 말했다.
첫 전시를 앞두고 떨리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아흔에 무엇이 두렵겠나. 그저 오래 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그는 다음 그림의 소재로 이번 전시를 찾아 준 사람들의 얼굴을 꼽았다. 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