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소비자 보호, 정부 정책과 법적 대응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걸쳐 급격히 확산되면서 소비자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 기반 서비스와 상품이 늘어나며 소비자 편의가 증대하는 반면, AI 오용 및 부작용으로 인한 피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AI 시대의 새로운 소비자 보호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현재 수립 중인 '제7차 소비자정책 기본계획'에서 AI와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정책 환경 변화로 고려하고 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AI 환경이 소비자 정책과 법·제도 전반에 걸쳐 큰 변화와 도전을 요구한다고 밝히며, AI 기반 시장 감시 시스템 구축 및 소비자 보호 체계 보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AI 활용 시장 질서 교란 대응방안'을 발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추천·보증 심사지침'을 개정하여 광고 속 AI 가상인물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는 AI를 활용한 기만적인 광고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AI 워싱(위장) 등 악용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AI 기반의 위해 정보 분석 및 유통 차단 플랫폼 구축도 추진 중이다.
소비자가 AI 기반 서비스 환경에서 주체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AI 소비자 리터러시(문해력)' 강화에도 정부는 관심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AI 기술의 특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잠재적 위험에 현명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한편, AI 기술 확산은 사회경제적 측면에서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국내 청년 일자리 약 28만 5천 개가 감소했으며, 이 중 94%가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일부 산업에서 일자리 대체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청년층은 다른 세대에 비해 기후 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AI와 기후 위기가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정치권과 학계에서는 AI와 결합한 기후테크 산업을 육성하여 이러한 이중고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경제포럼과 비영리기관 기후미래는 9월 7일 '탄소중립기본법의 녹색산업 육성체계와 AI 기후테크 인재정책 과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AI 관련 법적 기반도 강화되고 있다. 2026년 9월 11일 시행되는 개인정보보호법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유출 가능성을 알게 된 경우에도 통지 의무를 확대했다. 같은 날 시행되는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 피해를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단독조정제도'를 도입하고, 한국소비자원이 소송 대리나 서류 작성을 지원하여 소비자 권익 보호 수단을 강화했다.
국외에서도 AI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미국 의회는 데이터센터 급증에 따른 공공요금 상승을 막고 AI 개발 속도를 제어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수도 시스템 증설 비용을 주민에게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비용 책임법'을 지지하며 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사회적 비용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었다.
관세청은 2027년도 예산안에서 마약 차단과 인공지능(AI) 혁신에 집중하며, 현장 맞춤형 연구개발(R&D)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AI 기술이 공공 안전 및 행정 효율성 증대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AI 기술의 발전은 소비자 보호, 일자리 문제, 기후 위기 대응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복합적인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AI 워싱 방지, 소비자 리터러시 강화, 그리고 AI와 기후테크를 연계한 청년 일자리 창출 등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AI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