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전략기본법 시행, 저출산 넘어선 종합적 인구 문제 대응의 시작
2026년 9월 10일부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어 시행되면서, 한국 사회의 인구 문제 대응 방식이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법률 명칭의 변경을 넘어, 인구 문제를 출산율 제고에만 국한하지 않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종합적인 ‘인구전략’으로 접근하려는 제도적 변화를 의미합니다.
새롭게 시행되는 인구전략기본법은 저출생과 고령화는 물론, 지역별 인구 불균형, 가구 형태 다양화, 인구의 국가 간 이동 등 인구구조 변화 전반에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지역 소멸 문제를 인구 위기의 핵심 요소로 규정하며,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역 격차 해소, 국외 거주자의 국내 유입 정책 등을 국가적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 개정에 따라 기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되었으며, 위원 정수도 25명 이내에서 40명 이내로 늘어났습니다. 인구전략위원회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인구 관련 사업의 투자 방향 및 우선순위를 사전에 협의하는 권한을 갖습니다.
또한 인구전략위원회는 국가 전체 인구 관련 사업 투자 방향에 대한 의견을 기획예산처장관에게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시·도에도 조례에 따라 시·도 인구전략위원회를 둘 수 있으며,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시·도지사는 인구정책책임관을 지정하고 전담 인력을 둘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구전략위원회는 매년 인구정책에 대한 조사·분석 및 평가를 실시하며, 관계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이 평가 결과를 정책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로 평가됩니다.
정부는 2025년 8월 29일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2027년도 예산안에서 저출생·고령화 대응을 위해 70조 4천억 원을 투입하고, 지방 성장을 위한 예산을 19조 원에서 29조 2천억 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저출생 반등을 위해 35조 8천억 원을 투입하여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7세에서 8세로 상향하고, 아이돌봄 지원 대상도 확대합니다.
한국은 1983년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인 2.1명 이하로 내려가면서 저출산 단계에 진입했으며, 2002년부터는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 수준으로 낮아져 20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저출산이 장기화되면서 2020년에는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26년 6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인구전략기본법으로 전부개정된 것은 단순한 제명의 변경을 넘어, 인구변화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방향과 정책적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체계를 법제화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제도적 전환으로 평가됩니다. 정부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던 기존 인구 정책을 초고령 사회에 적응하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종합 전략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합계출산율을 올리겠다는 목표 대신, 인구전략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 참가율이 71.8%였다고 밝히며 이를 2030년까지 74%로 높이겠다는 목표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인구 정책의 초점을 출생률 수치 자체보다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사회 활력 증진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인구정책은 단기적 출산율 제고 중심에서 벗어나 삶의 질 향상, 개인의 선택권 보장, 지역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제도·거버넌스 개혁을 포함하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체계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민선 9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법 시행에 맞춰 지방정부의 조직과 정책도 중앙정부의 변화에 발맞춰 인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전략기본법의 시행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적인 인구 위기에 대한 총체적 대응의 시작을 알립니다. 출산율 반등 노력과 더불어, 변화하는 인구 구조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모든 세대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