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 첨단 제조 세액 공제 개편, 한국 배터리 산업 영향과 대응 전략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AMPC) 제도가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다. 2026년 8월 28일 확정된 법률 개편에 따라, 2022년 8월 통과된 IRA의 주요 목표인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전환 촉진을 위한 세액 공제 및 보조금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S&P 글로벌은 2026년 10월 20일 보고서에서 AMPC 제도의 단계적 폐지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배터리 산업에 집중된 LG에너지솔루션은 AMPC 혜택이 사라질 경우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가 20~30%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정유, 화학 등 사업 부문이 다각화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미국 재무부는 2024년 10월 24일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 최종 가이던스를 발표했으며, 이는 12월 2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가이던스는 배터리 부품, 태양광, 풍력 발전 부품, 핵심 광물 등을 대상으로 하며, 잠정 가이던스에 비해 배터리에 대한 혜택이 확대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가이던스 확정으로 배터리 기업들의 모듈 세액 공제 요건 충족이 쉬워져 세액 공제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배터리 소재와 핵심 광물도 혜택이 중복되지 않는 한 직·간접 재료비, 원자재 추출 비용 등이 생산 비용에 포함되어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의 혜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전기차 판매 둔화를 상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미국의 세액 공제에 대한 의존도를 가리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립적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조금 종료 이후 생산 원가를 낮추거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신용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립적인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야 함을 시사하며, 기술 혁신과 원가 절감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IRA 법안은 2022년 8월 미국 의회를 통과했으며,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 촉진, 의료비 절감, 재정 건전성 강화 등을 목표로 한다. 특히 청정 에너지 인프라와 첨단 제조업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재생에너지 발전, 배터리 생산 등에 세액 공제와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글로벌 공급망은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효율성 중심에서 안정성과 복원력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이러한 공급망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다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유럽연합(EU) 또한 핵심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2026년 10월 9일 핵심원자재법(CRMA)에 따라 46개의 신규 전략 프로젝트를 추가 선정했다. CRMA는 2030년까지 역내 채굴, 가공, 재활용 목표 달성을 목표로 하며, 특정 전략원자재의 단일 제3국 의존도를 65% 이하로 제한한다고 EU 집행위원회가 2026년 10월 9일 발표했다.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유럽 시장 진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규제 환경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구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및 영구자석을 사용하는 제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다각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유럽의 상이한 통상 정책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유연한 대응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은 미국의 IRA 개편과 EU의 CRMA 도입이라는 복합적인 국제 통상 환경에 직면해 있다. 단기적인 세액 공제 혜택을 활용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기술 경쟁력 강화와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자립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