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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디지털 제품 여권, 한국 화장품·가구 산업도 적용 확대…수출 기업 준비 시급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0.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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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의 순환경제 전환 정책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수출 기업들의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 준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2026년 10월 25일 기준으로 EU는 2027년 2월 18일부터 배터리를 시작으로 섬유, 철강, 전자 제품에 DPP 의무화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후 화장품, 가구, 세제, 페인트, 윤활유, 화학물질, 정보통신기술(ICT) 제품군 등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EU는 2024년 7월 18일 발효된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 ESPR)'을 통해 제품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지속가능성 확보를 목표로 한다. ESPR의 핵심 요소인 DPP는 제품의 탄소 배출량, 내구성, 재활용 가능성, 수리 용이성, 재활용 원료 함량, 공급망 정보 등 제품 수명 주기 전반의 데이터를 디지털 형태로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소비자가 제품에 부착된 QR코드나 RFID 태그 등을 통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제품의 투명성을 높이고 순환경제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전자제품, 전기차 배터리, 화장품, 철강, 자동차 등 EU 수출 비중이 높은 품목들이 DPP 적용 대상에 다수 포함되어 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은 EU의 강화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2026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EU의 4대 환경규제에 대한 국내 산업계 대응 전략을 논의하고 재생원료 인증 방안을 모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EU DPP 동향 및 GS1 국제표준 기반 대응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최근 부산의 청년기업인 ㈜데이터스피라가 국내 최초로 DPP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탈리아 유명 의류업체 돌체앤가바나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사례는 한국 기업의 DPP 대응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업은 부산시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설립한 국제공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국제표준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실제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중소기업은 규제 대응 전담 인력 부족, 시험·분석 비용 부담, 영문 기술문서 작성 역량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U는 새로운 표준 개발보다는 기존 국제표준을 활용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GS1 기반 QR코드가 DPP 식별체계로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EU의 제품군별 에코디자인 요구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GS1 국제표준 등 국제표준에 기반한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공급망 참여자들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EU는 2020년 발표한 '신 순환경제 실행 계획(Circular Economy Action Plan)'을 통해 2030년까지 순환 경제율을 두 배로 늘리고 2050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ESPR과 DPP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한국형 그린 뉴딜'을 통해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EU와의 '녹색 파트너십'을 통해 순환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U의 강화된 순환경제 규제는 한국 기업들에게 단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저탄소 전력, 고효율 공정, 탄소 데이터, 친환경 소재, 순환경제 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유럽 내 생산 기지를 확보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공급망 투명성이 약한 중국 경쟁사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산업계는 민관 협의체인 '순환경제 얼라이언스'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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