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계, AI 창작물 '인간 책임' 명시 의무화…가이드라인 마련 분주
인공지능(AI) 기술이 문화예술 창작 분야에 깊이 스며들면서, AI 활용 창작물에 대한 '인간 책임'을 명시하고 저작권 및 윤리적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문학계는 AI 활용 여부 공개를 의무화하는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새로운 창작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최근 국내 문학상 공모전에서는 AI 활용 여부를 명시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이 도입되고 있다. 동아일보의 2026년 10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일부 문학상은 응모 신청서에 AI 서비스 및 모델, 활용 범위를 필수적으로 기재하도록 요구한다. 나아가 필요시 프롬프트, AI 생성 결과물, 이용 기록 등 창작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이는 AI가 생성한 작품의 문학성뿐만 아니라, 인간 창작자의 개입 정도와 윤리적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반면, 출판사 창비가 주관하는 창비신인문학상은 AI 제작 작품의 응모를 금지하며 AI 활용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는 AI 시대 예술 창작의 핵심 가치를 '인간 중심'에 두고 관련 정책과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술위는 2026년 10월 8일 발표한 AI 시대 예술 창작과 공공 지원에 대한 기본 입장 가이드라인에서 AI를 인간 창작자를 대신하는 독립적인 예술적·책임적 주체로 보지 않는다고 명확히 했다.
가이드라인은 인간 창작자가 기획부터 최종 결과물까지 창작의 핵심적 판단을 주도하고, AI 활용에 따른 윤리적·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26년 예산안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콘텐츠 분야에 전년 대비 27% 증가한 1조 6,177억 원을 편성했으며, 이 중 AI 기반 콘텐츠 제작 지원 예산을 238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는 콘텐츠 생산 구조가 데이터 학습, 생성, 자동화 모델로 변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 투자로, AI를 문화 산업 인프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7년 공공저작물 인공지능 학습데이터 개방을 위한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인공지능 저작권 신뢰 거버넌스 기술개발(R&D)' 예산 31억 원을 새롭게 편성하는 등 AI 시대에 대비한 재정적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및 윤리적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26년 3월 2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AI 단독 생성물에 대한 저작권을 불인정하는 판결을 확정하며, 저작권의 근본 요건이 '인간'임을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8월 2일부터 '실제 같은 AI 콘텐츠'에 대한 표기 의무화를 시행하며, AI 생성 표시와 함께 원본 출처를 증명하는 디지털 워터마크를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개인적인 비상업적 콘텐츠나 명백한 예술, 풍자, 허구 목적의 작품은 표시 의무에서 제외된다.
유네스코는 2025년 발간한 보고서 '인공지능과 문화'에서 문화예술 영역에서의 AI 정책이 창작의 자유, 문화다양성, 인간 주도성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26년 10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중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2026 문화다양성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유네스코 문화다양성 정책과 생성형 AI 시대의 창작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예술 교육 현장에서도 AI를 창작의 도구로 활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2026년 9월 23일부터 10월 11일까지 경기상상캠퍼스 디자인1987 전시실A에서 '2026 AI 디지털 팔레트 예술학교' 전시회를 운영하며, 학생들이 AI를 활용하여 손그림을 동영상으로 만들고 전시하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했다.
호반문화재단은 2026년 7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2026 예술공작소 'AI로 표현하는 나의 이야기''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이 AI를 활용해 이미지, 음악, 영상 등을 만들고 3D 결과물로 확장하는 창작 활동을 지원했다.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들은 AI를 인간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창의성을 확장하는 도구로 인식하며, 미래 세대가 AI 시대를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