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기금, AI 창작물에 '인간 책임' 명시…지원 기준 변화
인공지능(AI) 기술이 문화예술 분야에 깊이 스며들면서, 예술 창작의 주체와 책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는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에 '책임 있는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AI 시대 예술 지원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아르코는 2026년 10월 8일부터 11월 5일까지 진행되는 2027년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지원 신청에서 '책임 있는 AI 활용에 대한 안내'를 명시했습니다. 이는 AI를 활용한 창작 활동 증가에 따라 예술의 본질과 인간 창작자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예술 창작의 중심은 인간 예술가'라는 원칙입니다.
아르코는 AI가 인간 창작자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돕고 확장하는 도구이며, 창작의 목적과 방향 설정, 핵심적인 예술적 판단, 최종 결정과 책임은 인간 창작자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AI 활용의 투명성을 위해 공모사업 신청 시 AI 활용 사실과 관련 정보를 지원신청서에 기재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창작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공 지원과 예술 활동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아르코의 가이드라인은 2025년 AI 워킹그룹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2026년 8월 제정된 「대한민국 인공지능 윤리원칙」의 3대 가치와 7대 원칙을 참고하여 재구성되었습니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AI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 및 윤리적 책임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가운데, 예술 지원 기관으로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AI를 활용한 예술 창작이 활발해지면서 저작권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조선일보가 2026년 3월 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은 AI가 전적으로 만든 작품은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하며 인간 저작자의 존재를 저작권법의 근간으로 보았습니다. 이는 AI가 생성한 이미지와 영상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AI 생성물의 저작권 범위를 둘러싼 논의를 더욱 확산시킬 전망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26년 8월 2일부터 실제와 구별하기 어려운 AI 생성 콘텐츠에 라벨 부착과 디지털 워터마크 삽입을 의무화하는 '인공지능법(AI Act)'의 핵심 투명성 조항을 시행했습니다. 이는 무분별한 딥페이크와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AI 시스템 이용자가 AI 챗봇과 대화하거나 조작된 이미지·음성·텍스트를 접할 때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만, 개인적인 비상업적 콘텐츠나 명백한 예술, 풍자, 허구 목적의 작품은 표시 의무에서 제외됩니다. 국내에서도 2026년 1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이 전면 시행되었으나, AI가 만든 것인지 사람이 만든 것인지 헷갈리게 하지 말라는 것이 요지이며, 처벌 대상은 주로 기업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들은 AI 콘텐츠를 잡아내기 위해 자체적인 검열과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어, 개인 창작자들도 AI 활용에 대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이처럼 AI 기술의 발전은 예술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저작권, 윤리, 그리고 예술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AI 시대 예술의 의미를 탐구하는 다양한 전시와 강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 'MMCA 아트살롱: 시선' 강연에서는 김대식 KAIST 교수, 서도호 작가, 데니스 홍 UCLA 교수 등이 연사로 나서 인공지능 시대 예술적 사유의 의미와 미술관의 역할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8월 12일 김대식 교수는 '확증편향 시대의 예술적 의미'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는 《올해의 작가상 2026》 전시에서 이정우 작가가 사라진 한국 옛 영화와 역사적 장면을 생성형 AI로 재구성하며, AI 기술 속에 숨겨진 '데이터의 편향과 오류'를 날카롭게 꼬집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진행 중이며, 관람객들은 AI가 복원한 과거 영화나 역사에 대한 진실성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르코의 문예진흥기금 공모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진하고, AI 시대에 인간 중심의 예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예술 창작의 미래 방향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