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10개월, '발생지 처리 원칙' 해법 모색
2026년 1월 1일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전면 금지된 지 10개월이 지났다. 이 정책은 폐기물을 단순히 땅에 묻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각, 재활용 등 중간 처리를 거쳐 최소한의 잔재물만 매립하도록 하는 자원순환 정책의 핵심이다. 그러나 공공 소각시설 확충 지연과 예외적 직매립 허용 등으로 인해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폐기물 처리의 '발생지 처리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원칙은 폐기물이 발생한 지역에서 직접 처리해야 한다는 것으로, 직매립 금지 이후 폐기물의 광역 이동이 증가하면서 지역 간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자체 처리 시설 부족으로 인근 지자체에 폐기물 처리를 위탁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폐기물 처리 시설의 지역적 불균형에서 비롯된다. 수도권 내에서도 폐기물 발생량과 처리 시설 용량 간의 격차가 커지면서, 특정 지역으로 폐기물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환경적 부담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폐기물 에너지화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중요한 방안으로 평가받지만, 모든 폐기물이 에너지화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재사용 및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은 우선적으로 회수하고,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에 대해서만 에너지 회수 가능성, 온실가스 감축 효과, 오염물질 배출, 처리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확충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여전히 '주민 수용성' 문제다. 소각시설은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환경영향평가, 인허가 등의 문제로 적기에 건설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와 같은 갈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환경 안전성 확보와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다.
또한 실질적인 주민 참여를 통한 협의체 구성이 주민 수용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주민들이 시설 건설 및 운영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시설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수도권의 경우, 지자체 단위의 개별적인 대응을 넘어 '광역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폐기물 광역 이동 문제와 지역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간 협의 및 조정 절차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이는 폐기물 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간 형평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폐기물 처리시설 허가 시에는 해당 지역의 환경수용능력을 반영하는 등 제도 개선도 요구된다. 이는 무분별한 시설 확충을 방지하고 지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환경수용능력은 특정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오염 부하량을 의미하며, 이를 고려한 시설 배치는 지속가능한 폐기물 관리에 중요하다.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에너지기후환경협의회가 공동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는 AI 기반 처리 효율화 및 탄소 배출 저감 기술, 지역 맞춤형 폐기물 에너지화 체계 구축 필요성 등이 논의되었다. 이는 기술적 해결책과 함께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특히 AI 기술은 폐기물 분류 및 처리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목표제가 민간 부문까지 확대 시행되면서 폐기물 에너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수 찌꺼기, 음식물류 폐기물, 분뇨, 가축 분뇨 등 다양한 유기성 폐자원이 에너지원으로 재평가되고 있으며, 이는 순환경제 전환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주민 수용성 확보와 광역 처리 체계 구축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사회적 합의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지역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