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한국의 대러 석유제품 수출 비판…제재 정책 일관성 도마 위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이 러시아에 석유제품을 수출한 것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블라디슬라우 블라시우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재 담당 보좌관은 2026년 10월 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의 석유제품 공급이 대러시아 제재 정책과 상반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으로 인한 러시아의 연료 부족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항만 기록과 선박 추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26년 7월과 8월에 유조선 7척이 울산, 여수 등 한국 항구에서 14차례에 걸쳐 총 17만 6천 톤 이상의 석유제품을 러시아로 운송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2026년 8월에만 해상으로 36만 8천 톤의 석유제품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시우크 보좌관은 이러한 공급이 러시아의 정유 능력 상실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지적했다.
블라시우크 보좌관은 한국의 대러시아 정책 중 긍정적인 조치로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 포괄통제 항목 확대와 북한과의 군사협력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및 기관에 대한 제재 등을 언급했다. 반면, 대러 석유제품 공급 외에도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에 불참한 점, 러시아산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를 상당량 구매한 점, 러시아산 원유 및 나프타 수입 재개를 검토하는 점 등을 부정적인 측면으로 지적했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비판은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외교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 붙잡힌 북한군 병사 2명이 한국으로 송환됐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며, 이에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러한 외교적 마찰은 양국 관계에 긴장을 더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2년 3월 발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경제적 영향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 의존 경제이다. 무역 규모 역시 국내총생산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대외 경제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는 국제 곡물, 에너지, 광물 가격 상승을 야기하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하여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원유, 천연가스, 석탄, 석유제품, 광물, 희유금속 등 대러시아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수입 다변화를 통한 공급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러한 핵심 품목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국제 공급망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할 상황이다. 이는 국내 산업의 안정적인 운영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서방의 러시아에 대한 반도체 등 첨단 제품 수출 통제 조치에 대비하여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안정적인 부품 공급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대러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교역에 유의미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수출 통제 장기화만으로도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산업 및 통상 정책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기조 속에서 한국의 대외 경제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를 의제로 비공개 협의를 소집하여 분기별 '90일 보고서'를 바탕으로 대북 제재 이행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방지를 위해 대북 제재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국제적 노력이다.
그러나 2024년 3월 28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해온 '전문가단'의 임기 연장 결의안을 거부하면서 전문가단 활동이 중단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공조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으며, 한국의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비판은 한국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러시아 제재 공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동시에, 자국 산업과 통상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복잡한 과제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한국의 외교적 입지와 경제적 이해관계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다. 국제사회에서의 신뢰를 유지하며 국익을 확보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국제적 압력 속에서 대러시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동시에 대북 제재 공조의 약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이중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복합적인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내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신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