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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로드맵, 해외 사례 속 국내 교육·면허 전환 과제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0.16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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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의료일원화 6단계 로드맵'은 의료계에 새로운 논의를 촉발했다. 특히 기존 면허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미래 세대부터 통합 교육과 면허 체계를 적용하는 '선 학제 통합' 방식이 제안되면서, 해외 의료일원화 사례와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료일원화는 국가마다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어 왔으며,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가진 국가들의 사례는 국내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서영석 의원실은 로드맵 발표 당시 해외 의료제도 및 교육·면허·보험체계 연구를 1단계 사회적 논의 과정에 포함시켰다.

중국은 의료가 일원화되어 있으면서도 중의, 서의, 중서결합의가 공존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쪽 직역을 흡수하는 방식이 아닌, 두 의학 체계의 장점을 함께 살리는 '더하는 통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본과 영국은 우리나라와 의료 환경이 유사한 국가로 꼽히며, 저출산, 고령화, 지역별 의료 격차 등 한국이 겪는 문제들을 먼저 경험했다. 일본은 자치의과대학과 지역정원제도를 통해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했으며, 영국은 근로기준법과 복지를 통해 필수의료 인력을 확보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의료일원화가 단순히 면허 통합을 넘어 의료 인력 수급 및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와 연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영석 의원의 로드맵은 2026년부터 2036년까지 6단계에 걸쳐 교육, 면허, 건강보험 체계를 단계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2단계(2027~2028년)에서는 한의대·의대 기초의학 공동교육, 임상실습 상호개방 등을 추진하고, 3단계(2029~2030년)에서는 시범대학을 지정해 6년제 통합교육과정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 과정 통합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대한의사협회는 통합 교육이 단순히 특정 과목 이수가 아니라, 현대의학에서 요구하는 근거 중심의 교육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의 의학교육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학회 역시 의학과 한의학을 동등하게 비교하는 것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한의대의 교수 인원 및 수련병원 수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의료인의 면허 전환 문제도 핵심 쟁점이다. 로드맵은 4단계(2031~2032년)에서 통합교육과정 이수자를 대상으로 통합면허 시범 운영을 추진하되 기존 의사·한의사 면허는 유지하고, 5단계(2032~2034년)에서 기존 의료인의 통합면허 전환을 추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기존 의사와 한의사의 면허와 면허 범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기존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하거나 의과 진료 범위를 개방하는 것은 면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대등한 통합을 전제로 기존 한의사의 지위와 진료 영역이 축소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건복지부는 의료일원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필요할 경우 연구 용역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영석 의원도 의료일원화를 직역 간 협상에만 맡기지 않고 국가 차원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통해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의료일원화 논의를 특정 부처 산하가 아닌 대통령 직속 통합 논의기구 설치를 제안하며, 복지부, 교육부, 국회, 환자단체, 시민사회 등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료일원화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현안인 만큼, 의료계 내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폭넓은 논의와 합의가 필수적이다.

과거 두 차례의 합의 시도가 면허 문제로 무산된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사회적 논의기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 교육의 구체적인 기준, 기존 면허자의 전환 교육 및 평가 기준, 그리고 전환 이후 진료 범위 등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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