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산 철강 '우회 수출' 조사 장기화…Q&V 질의서 제출 기한 임박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우회 수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국내 철강업계는 Q&V(Quantity and Value) 질의서 제출 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소명 자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이 한국을 중국산 철강의 '불법 환적 위험 1등급 국가'로 지목한 백악관 보고서 발표 이후 시작되어, 한국 철강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반덤핑 또는 상계관세가 부과된 품목에 대해 경미한 변경이나 제3국 조립 등을 통해 관세를 우회하는 행위를 '우회 수출'로 규정하고 있다. 조사 절차는 이해관계인의 신청 또는 직권으로 개시되며, 조사 대상 품목 생산자에게 Q&V 질의서가 발부된다.
Q&V 질의서에는 조사 대상 품목의 수출량, 우회 수출이 문제 되는 국가산 소재 사용 여부 등을 질의하며, 통상 21일 이내에 답변서 제출을 요구한다. 한국 철강업계는 이 질의서에 대한 철저한 답변 준비를 통해 우회 수출 혐의를 벗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조사 절차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불리한 가용 정보(Adverse Facts Available, AFA)를 적용하여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A가 적용되면 우회 방지 조치 면제를 위한 인증 절차 이용이 허용되지 않을 수 있어, 기업들의 조사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신김앤장 법률사무소가 2026년 7월 15일 밝혔다.
이번 조사의 예비 판정은 조사 개시가 관보에 게재된 날로부터 150일 이내에 내려지며, 긍정 판정 시 잠정 조치로 추정된 관세에 해당하는 현금 예치가 요구될 수 있다. 최종 판정은 조사 개시 통지일로부터 300일 이내에 내려지며, 최대 365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백악관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전 세계 40개국 이상을 활용하는 우회 수출망을 구축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국은 캐나다, 유럽연합 등과 함께 불법 환적 위험이 높은 1등급(Tier 1) 국가로 분류되었다.
미국 철강업계의 제소 또는 상무부의 직권으로 개시될 수 있는 이번 조사는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 회복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한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재심 예비판정으로 추가 관세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와 철강 업계는 미국의 무역 규제 움직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업종별 협회, 한국무역협회 등과 함께 민관 합동 대책회의를 개최하여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일부 한국 철강사들은 미국 현지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무역 장벽을 우회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지난 9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 규모의 전기로 기반 일관제철소 착공식을 열고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데일리 2026년 9월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우회 수출' 조사는 단순히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 '중국산 부품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우회 수출 없음을 입증하기 위한 철저한 소명 노력과 함께, 급변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