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세제 개편안, 여당 내 수정 요구 확산…시민 부담 우려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수정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강화가 시민 생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정책의 형평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8월 6일 국회에서 '부동산 정책 대응 간담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서울 지역 민심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일부 의원들은 실거주 여부에 따라 1주택자의 세금 부담 격차가 최대 7배까지 벌어지는 것은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시지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시가 약 20억 원)으로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상향되는 실거주 1주택자와 달리,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9억 원으로 줄어들어 세 부담이 크게 가중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동일한 1주택자임에도 거주 여부에 따라 세금 부담이 현저히 달라지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한강 벨트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시가 20억 원 아파트의 경우 비거주자는 약 200만 원, 실거주자는 30만 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되어 7배의 격차가 발생한다고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러한 세금 격차는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들에게 불합리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가족 부양, 취업, 학업 등 불가피한 사유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에 대해서는 실거주를 적극적으로 인정하여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황희 의원(서울 양천갑)은 8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주, 비거주 구분 없이 1주택자는 모두 보호하는 것이 맞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당내 논의에 힘을 실었다.
여당 내부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성기홍 대통령홍보소통수석비서관은 "대통령도 누차 밝혔듯 정부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며 민심을 달래는 발언을 했다. 이는 정부가 세제 개편안의 본래 취지가 투기 억제가 아님을 강조하며 여당 내 반발을 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의 세제 개편안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시장에서는 부동산 종합대책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확실한 공급 대책과 대출 문제 등 얽혀 있는 부분들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제 개편만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한편, 서울시는 8월 6일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전월세 시장 불안과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민과 전문가들의 우려를 청취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핵심은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라고 밝히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주거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제도에는 보완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으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 임대 물량 감소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무주택 서민과 청년층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의도와 달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며,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이번 논의를 바탕으로 부동산 문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문제점에 대응할 특별본부 형태의 대책기구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2월 국회 통과를 목표로 서울시의회와 협력하여 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둘러싼 여당 내부와 서울시의 반발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됨을 보여준다.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정부의 대응과 국회 논의 과정, 그리고 최종적인 정책 보완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