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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순환경제 규제, 한국 수출 기업에 '디지털 제품 여권' 도입 압박 가중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0.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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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026년부터 순환경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과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을 본격 시행한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 기업들은 제품의 전 생애주기 정보를 담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에 대한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2026년 8월 12일부터 PPWR이 적용되고, ESPR은 2027년부터 우선 적용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어서 관련 한국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U는 2020년 발표한 '신 순환경제 실행계획'의 일환으로 2026년 '순환경제법' 제정을 앞두고 있으며, ESPR과 PPWR은 이 계획의 핵심 축이다. 이 규정들은 제품의 설계부터 생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 자원 순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 제품 여권(DPP)은 이러한 규제의 핵심 도구 중 하나로, 제품의 고유 식별 정보, 에코디자인 요건 관련 정보, 수리 가능성, 내구성, 탄소발자국 등 제품의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전자 매체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구성 재료 및 원자재 정보, 공급망 정보, 유해 물질 정보, 재활용 및 폐기 처리 방법 등이 포함된다.

2026년 8월 12일부터 적용되는 PPWR은 EU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포장재에 적용되며, 소재와 원산지에 관계없이 규제 범위가 정해진다. 이 규정은 포장재의 재활용 등급 기준, 재생원료 의무 사용, 재사용 의무를 부과하며, 과대포장 제한 및 재활용성·분리배출 정보 요건 등을 포함한다. 특히 EU 집행위원회가 2026년 10월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년부터는 묶음 포장, 운송 포장, 전자상거래 포장의 최대 빈 공간 비율을 50%로 제한하는 조항이 적용될 예정이다.

2024년 7월 18일 발효된 ESPR은 기존 에너지 관련 제품에 한정되었던 에코디자인 지침의 적용 대상을 의약품, 식품 등을 제외한 거의 모든 물리적 제품으로 대폭 확대했다. ESPR은 제품의 내구성, 에너지 효율성, 수리 용이성, 재활용 가능성, 유해 물질 포함 여부, 재생원료 함유율 등 16개 요소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EU 시장 진입이 불가능하다. 2027년부터는 철강, 섬유(의류·신발), 알루미늄, 타이어, 가구 등 우선 적용 품목부터 순차적으로 이행 규정이 제정될 예정이다.

EU의 이러한 순환경제 규제는 한국 수출 기업들에게 제품 생산, 판매는 물론 수입, 유통업자들과 협력하여 EU 환경 규제에 대비할 것을 요구한다. 특히 DPP 도입에 대비하여 제품의 환경 영향 평가, 공급망 투명성, 데이터 수집 등 ESG 역량을 점검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통상부는 10월 23일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하류재 대상 업계 설명회를 개최하며, 2028년 1월부터 철강·알루미늄 하류제품까지 CBAM 적용이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완성품 수출 시에도 탄소 비용이 발생하게 됨을 의미하며, 하류재 업계는 기초소재 업계에 비해 제도 인식과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수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EU 당국과의 지속적인 협의와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한국 정부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통해 공급망·제품 단위의 데이터 관리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EU 등 해외 지속가능성 규제 대응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국내 기업들은 향후 국내 공급망 데이터 관리 체계를 정비할 때 해외 규제에서 요구되는 제품·탄소 정보와의 연계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형 에코디자인(K-에코디자인) 제도화 논의에 참여하며 기업 간담회를 통해 섬유·전기·전자 등 주요 영향 업종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부 차원의 DPP 플랫폼 구축, 모호한 EU 규범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개별 인증 비용 부담을 줄일 '한국형 통합 인증 체계' 및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MRA) 추진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국 산업계는 EU의 순환경제 규제 강화에 발맞춰 제품의 친환경성을 높이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단순히 규제 준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선제적인 대응과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정부와 유관 기관은 기업들의 규제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EU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될 때 한국 산업은 글로벌 순환경제 시대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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