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회일반

천천히 먹기를 숫자로, 에어팟 활용 식사 코치 앱 오도독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0.10 15:01
중앙저널 디지털뉴스팀구독
기사 대표 사진
오도독 어플리케이션 화면

에어팟을 낀 채 식사하면 음식을 몇 번 씹었는지 세어 주는 아이폰 앱 ‘오도독’이 새 버전(1.7)을 내놨다. 개발팀은 이번 업데이트에 아이폰 전면 카메라 측정 기능을 더해 에어팟이 없는 사용자도 씹기를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오도독이 활용하는 것은 에어팟에 내장된 모션 센서다. 앱은 원래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이 센서의 신호에서 음식을 씹을 때 생기는 작은 움직임을 찾아 씹은 횟수를 실시간으로 세고, 고개를 크게 돌리는 동작은 따로 걸러낸다. 마이크 권한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는 듣지 않는다. 처음 사용할 때 화면에 나오는 리듬에 맞춰 열 번 씹으면, 앱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별 감지 기준을 정한다.

식사가 끝나면 앱은 0~100점의 씹기 점수와 함께 씹은 횟수, 식사 시간, 분당 씹는 속도, 식사 시간 가운데 실제로 씹은 시간의 비율을 보여주고, 이를 최근 열 끼의 기록과 비교해 준다. 화면 속 다람쥐 캐릭터 ‘오디’는 사용자가 씹을 때 함께 씹는다. 사용자는 식사 기록과 주간 미션으로 모은 도토리로 오디의 모자와 안경, 식기를 꾸밀 수 있다.

이번 1.7 버전의 핵심은 카메라 측정이다. 페이스 ID를 지원하는 아이폰을 식탁에 세워 두면 전면 카메라가 턱의 움직임을 읽어 씹은 횟수를 센다. 분석은 기기 안에서 끝나며, 영상은 저장되거나 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 앱은 카메라를 켤 때마다 사용자에게 동의를 받는다.

개발팀이 에어팟을 측정 도구로 고른 이유는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있다. 혼자 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은 소리를 듣기 위해 이미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팀은 식사 중 에어팟을 끼는 일이 새로운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화면에 집중해 먹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빨리, 몇 번 씹는지 의식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개발의 계기가 됐다.

오도독은 팀장 장보형 씨와 연세대 의대생 최성호·정서현 씨 등 세 명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과정 ‘AI·SW마에스트로’ 17기에서 만들었다. 팀은 처음에 기계학습 모델로 씹기를 감지했지만 작은 씹기를 놓치는 문제가 생기자, 지난 6월 신호처리 방식으로 바꾸고 실제 기기로 시험하며 감지 기준을 다듬었다.

앱은 7월 5일 한국, 8월 1일 일본, 8월 10일 미국 앱스토어에 출시됐다. 한국어·영어·일본어를 지원하며, iOS 17 이상 아이폰에서 무료로 쓸 수 있다. 팀이 특히 주목하는 곳은 일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한 입에 30번 씹기를 권장해 왔고, 국가 건강검진 문진표에서도 먹는 속도가 빠른지를 묻는다.

장보형 팀장은 “천천히 먹으라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내가 한 끼를 몇 분 만에, 몇 번 씹고 먹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며 “이미 많은 사람이 귀에 끼고 있는 에어팟으로 그 숫자를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성호 씨는 “건강하게 먹는 법은 누구나 알지만 매 끼니 실천하기는 어렵다”며 “잔소리 대신 숫자와 캐릭터로 부드럽게 다가가, 사용자가 스스로 조금 더 천천히 먹게 되는 넛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0개 댓글 전체 보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