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후속 대책, 고령·상속 농지 처분 제외…특별법 제정 추진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결과 드러난 고령 농업인과 상속 농지의 관행적 불법 임대차 및 휴경 등에 대해 처분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8일, 투기 목적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농지에 대해서는 매각 명령이나 연 25%의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시작된 농지 전수조사 이후 농지 처분 방침이 여러 차례 변경되며 농민들 사이에서 강제 매각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농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농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처분 제외 대상에는 상속 농지, 고령 농업인이 맡긴 관행적 임대차 농지,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 관계가 복잡한 농지가 포함된다. 또한 휴경 중인 맹지나 경사지, 미허가 농업용 창고,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 시설 등도 처분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농지들은 투기 목적이 아닌 실제 농업 활동과 관련된 것으로 판단되어 보호받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처분 제외 사유를 명확히 하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농지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이 법안은 연내에 제정될 예정이며, 법 제정 후 세부 지침이 마련되면 적용 대상 농업인들은 구체적인 절차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농지법의 현실적인 적용을 위한 중요한 제도적 변화로 평가된다.
앞서 지난 9월 21일 당정 협의에서는 관행적 위반 사항에 대해 농지은행에 임대·관리를 위탁하면 처분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유예'라는 표현이 농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농민들은 유예 조치가 언제든 철회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졌으며, 이는 정부가 이번에 '처분 제외'라는 더 명확한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이 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 7월 말 발표한 농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조사 대상 농지의 27%에 해당하는 약 284만 필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이 중 상당수가 투기 목적이 아닌 관행적 위반 사항으로 파악되어 이번 정책 변경의 배경이 되었다. 정부는 이처럼 광범위하게 나타난 위반 사항들이 농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번 특별조치법 제정은 농업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농지 이용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고령 농업인과 상속 농지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농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는 농업 생산 기반을 유지하고 농촌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농지 특별조치법이 제정되면, 그동안 농지법 위반으로 분류될 수 있었던 많은 농지가 합법적인 지위를 얻게 될 전망이다. 이는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복잡한 소유 관계나 지리적 제약으로 인해 농지법을 준수하기 어려웠던 경우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 제정 과정에서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를 방지하고 농지의 공익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보완책 마련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특별법 제정 취지에 맞게 농지의 효율적 이용과 농업 발전을 위한 균형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투기 방지라는 본래의 농지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법 제정 후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신청 방법을 안내할 예정이다. 농업인들은 농지 특별조치법의 시행 시점과 세부 지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확한 정보 확인을 통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정부는 농업인들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를 제공해야 한다.
이번 정책 변화는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농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농지법의 경직된 적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보여준다.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앞으로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농지 특별조치법이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영농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동시에 농지의 공익적 가치를 보존하는 데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는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