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첨단산업·공급망 협력 강화…'2026-2030 공동행동계획' 채택
한국과 멕시코가 경제·통상 관계를 넘어 인공지능(AI), 항공우주, 국방, 공급망 등 첨단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한다. 양국은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의 멕시코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6-2030 한-멕시코 공동행동계획'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행동계획은 기존 제조업 중심의 경제협력을 미래 유망 분야로 확장하는 로드맵이 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멕시코를 북미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제도적, 민간 차원에서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양국은 7년간 진행해 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는 한국 기업의 멕시코 현지 투자를 더욱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멕시코는 한국의 중남미 제1위 교역·투자국으로, 이번 협정 개정은 양국 간 경제적 신뢰를 한층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협력도 강화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멕시코 대외무역개발은행은 1억 달러 규모의 전대금융을 신설하여 한국 기업의 멕시코 진출과 교역·투자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 시장에서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조치다.
무역협정 논의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멕시코가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한국 기업의 현지 경영 부담이 커진 상황을 고려, 양국은 무역협정 체결의 잠재적 효과를 분석하는 '공동이익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멕시코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고 통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첨단산업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인공지능(AI) 협력 공동선언을 채택했으며, 한국 우주항공청과 멕시코 디지털전환통신청 간 우주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러한 협력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양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민간 기업 차원의 협력도 활발하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멕시코 항공우주산업연맹(FEMIA)과 항공우주산업 발전을 위한 포괄적 협력 MOU를 맺었다. 이는 한국의 항공우주 기술력이 멕시코 시장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주정부와 산업용 제품 생산기지 투자 MOU를 체결하며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섰다. 이는 북미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되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및 자원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양국은 광물·자원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안정적인 원유 공급 및 수급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에너지 안보 강화와 자원 확보 측면에서 한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화·교육 협력도 추진된다. 멕시코시티에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K-컬처센터' 설립 방안을 논의하고, 문화 콘텐츠 분야 공동 창작 및 인재 양성 협력도 추진한다. 이는 양국 국민 간 이해를 증진하고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번 협력은 멕시코가 한국의 중남미 제1위 교역·투자국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한국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발 통상 압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멕시코와의 협력 강화는 한국 산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