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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 '못난이 농산물'로 지속 가능한 식탁을 차리는 법

중앙저널업데이트 2026.11.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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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가 심화되면서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외관상 흠집이 있거나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을 활용하는 '푸드 리퍼브(Food Refurb)'가 주목받고 있다. 푸드 리퍼브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농산물을 제공하며, 생산자에게는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푸드 리퍼브는 '음식(Food)'과 '재공급(Refurbished)'의 합성어로,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외관 때문에 버려질 위기에 처한 농산물을 재가공하거나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립국어원은 이를 '식자재 새 활용'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식품 폐기물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자원 낭비를 막고 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친환경적인 소비 방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푸드 리퍼브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프랑스의 슈퍼마켓 체인 인터마르쉐는 2014년 '이상한 농산물' 캠페인을 통해 못생긴 농산물 판매를 시작하며 푸드 리퍼브 움직임을 확산시켰다. 덴마크의 위푸드는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포장이 손상된 상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며, 우와한클린 보도에 따르면 일부 상품은 30~50%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된다. 미국의 미스피츠 마켓과 임퍼펙트 푸드는 못생긴 과일과 채소를 직접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영국의 아스다는 '못난이 채소 상품 박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푸드 리퍼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조선비즈가 2026년 3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못난이 농산물 정기 구독 서비스 '어글리어스'는 2026년 3월 기준 누적 가입자 80만 명, 누적 판매량 420만kg을 넘어섰다. 동아일보가 2026년 4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오픈마켓 '못난이 마켓'은 2023년 1월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매달 3만 명이 찾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못난이 농산물을 일반 상품 대비 20~40% 저렴하게 판매하며, 2023년 판매량은 약 689톤이었고 2024년에는 1000톤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푸드 리퍼브는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음식물 소비량의 약 3분의 1인 13억 톤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하며, 매립 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발생시킨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 약 1만 4천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지며, 이로 인해 연간 885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푸드 리퍼브는 이러한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 탄소 배출 감소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경제적 이점도 크다. 고물가 시대에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 상품보다 20~4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공한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버려질 뻔한 농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여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유통사는 재고 및 폐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약 6000억 원에 달한다.

푸드 리퍼브 식품의 안전성은 공공기관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경기도는 2026년 3월 '아까운 농산물 유통 지원사업'을 시행하며 외관상 결함과 실제 품질을 구분하고 유통업체에 도비와 시군비를 지원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2026년 7월 잔류농약 안전성 평가 연구에서 못난이 농산물이 정상품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음을 밝혔다. 이는 푸드 리퍼브 식품이 외관상 문제만 있을 뿐, 맛과 영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푸드 리퍼브 소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리아넷 보도에 따르면 환경부는 폐기물 감소를 위한 리퍼브 소비 활성화를 위해 탄소중립포인트를 확대 지급하고, 푸드 리퍼브를 실천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미래에셋증권 매거진에 따르면 유엔(UN)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2.3)를 통해 2030년까지 식량 폐기물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각국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 음식물 쓰레기 감축 방안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기업들도 푸드 리퍼브 제품 개발과 판매에 적극적이다. LG생활건강은 2023년 11월 못난이 농산물에서 원료를 추출해 화장품을 만드는 '어글리 러블리' 브랜드를 론칭했다. 리얼푸드 보도에 따르면 컬리의 못난이 채소 브랜드 '제각각'은 2024년 3월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푸드 리퍼브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지속 가능한 소비 트렌드를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푸드 리퍼브는 단순히 저렴한 식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는 물론,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지원과 제도 개선이 뒷받침된다면 푸드 리퍼브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는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 중 하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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