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성장률 상향…한국 AI 의존 심화 경고
세계은행이 2026년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로, 인공지능(AI) 가치사슬 내 첨단기술 투자와 수출 호조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계은행은 10월 6일(현지시간)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세계은행이 10월 6일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같은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0.7%포인트씩 상향 조정되었으며, AI 관련 제품의 제조 및 수출이 이들 국가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높은 에너지 가격에 민감한 태평양 섬나라들의 성장률 전망치는 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카를로스 펠리페 하라미요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는 글로벌 AI 관련 활동 증가와 지역의 글로벌 가치사슬 융합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관련 상품 생산 우위를 대규모 AI 응용으로 전환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전환은 장기적인 경제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한국 경제는 AI 관련 산업 성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은행이 10월 6일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83.5% 증가한 1,209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이 반도체였다. 지난 4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의 43%를 차지하는 등 반도체 산업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10월 6일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보고서에서 AI 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글로벌 기술 투자 위축 시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미국의 AI 관련 설비투자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6%로 2000년 정보기술(IT) 투자 정점과 유사한 수준이며, 과거 어느 사이클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붐이 1990년대 닷컴 열풍과 유사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경고는 한국의 산업 구조가 특정 기술 분야에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시사한다. 글로벌 기술 시장의 변동성은 언제든 한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안정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업 다변화를 통한 위험 분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상수지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IMF는 내년 평가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국제 사회에서 통상 압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IMF의 대외균형평가(EBA) 모형 개편으로 한국의 적정 경상수지가 낮게 추정되어 불균형 정도가 과도하게 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불균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적은 한국의 대외 경제 정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주요 교역국과의 관계에서 통상 마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정부는 이에 대한 면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산업 및 통상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AI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와 더불어 특정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완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통상 전략을 다변화하고 미·중 갈등 심화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의 경제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은 AI 기술 발전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산업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특정 기술 분야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전반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장기적인 경제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AI 산업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되,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대비한 위험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은행의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은 AI 산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그러나 한국은 AI 산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특정 산업 의존도를 줄이며 통상 압박에 대비하는 등 균형 잡힌 경제 전략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한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제 안보를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