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조례 재의 요구…직무 기준 불명확에 시민 혼란
서울시가 중증장애인을 위한 '권리중심 공공일자리' 확대 등을 담은 조례 개정안에 대해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공공일자리로 인정할 직무의 기준이 불명확하고 특정 사업의 확대 및 지원을 의무화하는 데 법적·행정적 쟁점이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조례안의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적용 대상 및 기준에 대한 논의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개정안은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정의하고, 관련 일자리의 개발·보급 및 확대를 추진 계획에 포함하도록 했다. 또한 경제활동을 하지 않거나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중증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및 장애인 평생교육시설과의 연계 지원도 규정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8월 10일 발의되어 9월 1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바 있다.
서울시는 공공예산이 투입되는 일자리인 만큼 어떤 활동을 직무로 인정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인식개선, 문화예술, 권익옹호 활동 등을 직무로 규정하고 있으나, '권익옹호 활동'의 구체적인 범위와 판단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캠페인 참여와 집회 참석 등 특정 활동을 공공일자리의 직무로 인정하고 평가할지 불분명할 경우,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집회까지 공공예산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시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운영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의 2023년 운영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참여자의 전체 직무 활동 가운데 집회·시위·캠페인 관련 활동이 50.4%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직무 활동의 편중이 반복되지 않도록 직무 기준과 운영 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시는 조례안 제7조의2가 중증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의무화하여 시장의 예산편성 재량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원 대상 활동의 명확성과 상위 법령과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조례안의 최종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재의 요구는 조례안의 시행을 지연시키고 중증장애인들의 일자리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구체적인 직무 기준과 적용 방식이 명확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중증장애인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과 관련된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 재의 요구는 공공일자리 사업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예산의 효율적 집행과 법적 정합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증장애인들의 권익 옹호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될 수 있다. 양측의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시민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의 재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재의결을 통해 조례안을 다시 통과시킬 수 있다. 재의결 시에는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관련 단체들의 의견 수렴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증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사회적 약자의 자립을 돕는 중요한 정책인 만큼, 직무의 범위와 지원 기준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필수적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이번 재의 요구를 계기로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여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이는 중증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서울시의 이번 재의 요구는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의 직무 기준 명확화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책 시행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어, 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신속하고 명확한 후속 조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