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일원화 로드맵,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논의 급물살
최근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의료일원화 10년 로드맵'이 의료계에 새로운 논의의 장을 열었다. 이 로드맵은 기존 의료인의 면허는 존중하면서 미래 세대부터 교육 및 면허 체계를 통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특히 기존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범위 확대 문제가 의료일원화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드맵은 2026년부터 2036년까지 6단계에 걸쳐 교육, 면허, 건강보험 체계를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선 학제 통합' 원칙에 따라 기존 의사·한의사 면허는 유지하되, 미래 세대에게는 통합 교육과 새로운 면허 체계를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과거 의료일원화 논의의 주요 걸림돌이었던 기존 면허자 권리 침해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대한한의사협회 윤성찬 회장은 서 의원의 로드맵 대원칙에 조건부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윤 회장은 특정 직역으로의 흡수 통합이 아닌 양 의학체계의 대등한 통합을 전제로, 기존 한의사의 지위와 진료권 보장을 강조했다. 특히 X-ray 등 한의사의 진단기기 사용과 일차의료 참여 등 당면 과제가 의료일원화를 이유로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윤 회장은 의료일원화의 전제조건으로 양 의학체계의 진단 도구와 임상 언어 공유를 제시했다. 임상실습 개방과 공동 임상연구를 위해 동일한 진단 도구를 활용하고 환자의 상태 및 임상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 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가 의료일원화의 필수적인 선결 조건임을 시사한다.
대한의사협회 전성훈 법제이사는 학제 통합 방식의 의료일원화 논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교육 통합의 기준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 중심 의학교육 체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순히 과목 이수만으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 아닌 현대 의학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은 의료일원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 구조를 마련하고 필요시 연구 용역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민간 차원에서 의사와 한의사가 함께 참여하는 의료인력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정부는 이러한 민간 논의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의료일원화는 1974년부터 논의되었으나, 기존 면허자의 권리 및 진료 범위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2015년과 2018년에도 교육과정 및 면허 제도 통합을 목표로 합의문이 마련될 뻔했지만, 기존 면허자 처리 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합의가 불발되었다.
이번 로드맵은 기존 의료인의 면허를 존중하며 미래 세대부터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과거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 그러나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범위 확대 및 일차의료 참여 확대 등 기존 한의사의 진료권 조정 문제는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 문제는 국민의 의료 선택권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의료일원화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의료계 내부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폭넓은 논의와 합의가 필수적이다. 교육과정 통합을 시작으로 면허 통합까지 나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역 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민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혜로운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의료일원화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