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 '일기본법' 연내 추진, 적용 기준 미정으로 혼란 가중
정부가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및 플랫폼 종사자, 프리랜서 등 기존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무제공자를 위한 '일하는 사람의 권리에 관한 기본법(이하 일기본법)' 제정을 연내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고용 형태나 계약 방식에 관계없이 타인의 사업을 위해 일하고 보수를 받는 모든 사람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고용노동부는 일기본법과 함께 일정 요건을 갖춘 노무제공자를 근로자로 추정하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연내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근로자 추정제는 근로자 지위 판단에 필요한 자료를 사업주가 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노무제공자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현재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제출되어 있으나 심사에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기본법안은 2025년 12월 24일 발의된 후 2026년 3월 2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되었으나, 아직 법안심사소위원회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자 추정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 역시 2025년 12월 24일 발의되어 기후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처럼 핵심 법안들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연내 입법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기본법이 제정되면 배달 라이더,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직 및 플랫폼 종사자들은 노동법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법안의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권리구제 절차가 명확히 마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어떤 노무제공자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할지 등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이 중요하다. 뉴스1에 따르면, 세부 내용은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위임되어 있어 입법 후에도 구체적인 적용 범위에 대한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노동계에서는 이 법안이 '2등 노동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고용 부담 증가를 이유로 입법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노사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알고리즘 설명 의무화, 작업중지권 보완 등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한 부분도 제기되고 있다. 스페코노미 보도에 따르면, 이와 같은 추가 논의 사항들은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정부는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야당의 협조 여부와 재계의 반발 등 변수가 남아있어 최종 입법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들은 일기본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불분명한 적용 기준과 절차로 인해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함께 명확한 세부 기준 마련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수백만 특수고용직 및 플랫폼 종사자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입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