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이전 여전히 불투명, 노조 반발 속 직원 정주 여건 우려 증폭
정부가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44곳의 세종 이전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2026년 10월 13일 발표했다. 이 발표에는 금융위원회의 세종 이전이 포함되었으나,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의 이전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행정안전부는 10월 13일,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27개 중앙행정기관이 2027년 중 세종시 민간 임차청사로 우선 이전하고, 감사원, 경찰청 등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청사를 신축하여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수도권에 남아있던 중앙행정기관 대부분이 세종으로 이전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금융 공공기관들은 특수법인 형태이거나 금융시장과의 긴밀한 연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중앙행정기관 이전과는 별도로 논의 중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국무조정실 국토공간대전환추진단장은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올해 4분기 중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금융권 노동조합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 노조는 10월 13일, 국부펀드 본사 이전이 금융산업 집적 효과 약화와 전문인력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는 같은 날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노동자·시민사회·청년 타운홀미팅'을 개최하고 정부의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는 기관별 기능, 지역 연계성, 공공서비스 연속성, 노동자 정주 여건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 역시 수출금융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지방 이전은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노동자와 청년, 지역 시민사회가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에도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인해 직원들의 가족 동반 이주율이 저조하고, 의료·교육·교통 등 생활 기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았다. 충북혁신도시에 이전한 한국가스안전공사 노조는 2차 이전 시에는 '선 정주여건 개선, 후 기관 이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의 5대 원칙 중 하나로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를 제시하며, 1차 이전의 한계를 보완하고 이전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전 직원들을 위해 원거리 우대 수당, 조기 이전 수당 신설 등 정주 여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혁신도시 지역에서는 공공기관 유치 기회 박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공주시의회는 혁신도시 중심 배치 방침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지역 간 형평성 문제와도 연결된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기관과 입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정부는 관계 부처와 공공기관,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올해 4분기 중 최종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시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주 여건 개선 방안과 기관별 특성을 고려한 세부 계획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