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세종 이전 확정, 금융 공공기관 정주 여건 지원책은 '안갯속'
정부가 2026년 10월 13일,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을 확정했지만, 금융감독원 및 국책은행 등 주요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여부는 여전히 결정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2027년 하반기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며, 금융정보분석원(FIU)도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금융권 전반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으며, 특히 이전 대상 기관 직원들의 정주 여건 개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 시기와 대상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13일, 금융위를 포함한 수도권 소재 중앙행정기관 44곳(공무원 정원 9,929명)을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금융위원회는 법 개정 없이 이전이 가능한 부처로 분류되어 2027년 하반기까지 세종으로 이전하며, 금융정보분석원(FIU)도 함께 이전한다. 금융위의 세종 이전은 2008년 설립 이후 19년 만에 소재지가 바뀌는 것으로,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의 이동은 금융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 본사를 둔 주요 금융 공공기관 및 금융사들은 금융위와의 협업을 위해 세종으로의 잦은 출장을 예상하며 임시 사무실 마련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을 포함한 금융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여부는 이번 발표에서 제외되었으며, 정부는 별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올해 4분기 중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금융 공공기관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 노동조합은 본사 지방 이전에 반대하며 국부 운용 역량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글로벌 투자업의 특성상 자본, 정보, 전문인력, 운용사 및 법률·회계 서비스가 상시 교류하는 네트워크 산업임을 강조하며, 지방 이전이 어렵게 쌓아온 금융 집적 효과를 허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사례를 들며 이전 시기 퇴직률 급증과 충원난을 지적하며 핵심 운용인력 이탈 위험을 경고했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5대 원칙 중 하나로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을 제시하며, 1차 이전 대비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이주수당 외에 이전 거리에 따른 '원거리 우대수당'(2년간 월 최대 20만원)과 조기 이전자에게 지급하는 '조기이전 수당'(2년간 월 최대 50만원)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주거 안정 및 자녀 교육·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지원 방안도 관계 부처와 함께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원책이 언제부터 누구에게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특히 1차 이전 당시에도 낮은 가족 동반 이주율과 수도권 통근버스 운영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었던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차 이전기관 종사자의 주거·정착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 특별공급 재도입을 검토 중이지만, 대상 기관, 물량, 시행 시점 등은 아직 미정이다. 세종시는 이전 공무원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주거·교통·이주비 등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주택 특별공급 도입 및 중앙부처 차원의 특별공급 재개를 건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원칙적으로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적 배치하여 이전 효과를 높이고 지역 대학 및 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1차 이전의 '나눠먹기식 분산 배치'가 지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집적 배치' 원칙은 혁신도시가 아닌 지방 중소도시들에게는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혁신도시가 아닌 지역은 공공기관 유치를 위한 기반 시설이나 산업 연계성이 부족하여 경쟁에서 밀릴 수 있으며, 이는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경북 지역의 경우 김천혁신도시를 제외한 21개 시·군은 제도적으로 공공기관 이전을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비혁신도시 지자체는 지역의 특수성을 활용한 유치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나, 유치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과 정주 여건 지원책의 세부 사항을 조속히 확정하여 시민들의 혼란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