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금융위 등 44개 기관 확정…직원 주거·교통 지원책은 여전히 '안갯속'
정부가 수도권에 남아있던 중앙행정기관 44곳과 소속 공무원 9,929명을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세종시로 단계적으로 이전한다고 2026년 10월 13일 공식 발표했다. 특히 금융위원회를 포함한 27개 기관은 내년부터 민간 임차청사를 활용해 우선 이전할 계획이지만, 이전 대상 공무원들의 주거 및 교통 지원 방안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10월 13일,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그리고 세종 중심의 국정 운영체계 강화를 목표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이전 대상은 총 44개 기관, 공무원 정원 기준 9,929명이다.
이 중 별도 청사가 필요 없는 27개 기관(2,995명)은 2027년 중 세종 지역의 민간 임차 공간을 활용해 단계적으로 이전한다. 2027년 상반기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재외동포청 등 6개 기관이 우선 이전하며, 하반기에는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각 부처 소속기관 및 각종 자문위원회 등 19개 기관이 이전할 예정이다.
반면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현행 「행복도시법」상 이전 제외 기관으로 규정되어 있어, 관련 법 개정 시기에 맞춰 이전 시점을 정할 계획이다.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수사·보안·관제 등 업무 특성상 독립 청사와 특수시설이 필요한 17개 기관(6,934명)은 2031년까지 별도 청사를 신축한 후 순차적으로 이전한다.
정부는 이전 공무원과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주거, 교통, 이주비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10월 13일 행정안전부가 밝혔지만, 구체적인 이주지원금 규모나 지급 기간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사비와 초기 이주지원비를 지원하고, 주택 마련이나 자녀 학기 종료 등으로 즉시 이주가 어려운 공무원에게는 한시적으로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행정안전부는 덧붙였다.
이러한 불확실성은 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 발생했던 '주말 공동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1차 이전 경험자들은 의료·교육·문화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소비와 소득이 역류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가 이전 기관의 숫자와 속도보다는 1차 이전의 한계를 평가하고 정책 당사자들과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하며, '선 정주여건 개선, 후 기관 이전'을 제안했다.
세종시와 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번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환영하면서도, 이전 대상 기관의 청사 건립과 법령 정비는 물론 주거·교통·교육·문화 등 정주 여건 확충에 힘써줄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특히 행정수도의 법적·제도적 기반을 확립하기 위한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편, 중앙행정기관 이전과는 별개로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책은행 등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은 올해 4분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되어 기업·인재 유입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아직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어, 실질적인 지역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전 공무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