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1, 한국 산업계에 기후 대응 투자 확대와 수출 경쟁력 강화 요구
오는 11월 9일부터 20일까지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열린다. 이번 총회는 '실행의 COP'를 핵심 목표로 삼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기후 금융, 에너지 전환 정책을 실제 투자와 이행으로 옮기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특히 이번 COP31은 사막화 및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총회와 연이어 개최되는 '트리-COP'의 해로, 기후 위기 대응이 환경 문제를 넘어선 복합적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COP31에서 구체화될 새로운 감축 목표와 이행 방안은 한국 정부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 전략과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탄소 발자국 감축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같은 각국의 환경 규제는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기회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인 전력화 서약의 확대는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에너지 효율 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들의 생산 방식 변화를 요구하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서 '에너지 저장 및 전력망 서약'에 동참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해당 서약에 따라 203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용량을 2022년 대비 6배 확대하고, 2040년까지 8천만 킬로미터(km) 길이의 전력망을 추가 또는 개조하는 목표에 동의했다. 이는 국내 ESS 시장 활성화와 관련 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COP29에서 '녹색 사다리' 역할을 강조하며 개발도상국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 추가 공여를 약속했고,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에 700만 달러 신규 출연을 약속하는 등 재정적 기여를 늘리고 있다. 또한,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의 세부 이행규칙 합의를 통해 국제 탄소시장의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는 한국 기업들에게 국제적 기후 감축 활동과 관련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COP31을 앞두고 한국 정부는 지난 10월 6일부터 9일까지 피지 난디에서 개최된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사전 당사국총회'에 견종호 기후변화대사를 정부 대표로 파견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은 기후 취약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도국의 기후 재원 접근성 강화를 위한 '군소도서개발국 및 최빈개도국의 기후재원 접근성에 관한 선언 및 행동계획'에 동참했다. 견 대사는 한국이 '전기국가'를 표방하며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추진 중임을 밝히고, 튀르키예와 호주가 추진하는 전력화 관련 논의를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COP31은 한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국내 정책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한국 산업계는 강화되는 글로벌 기후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기회를 포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정부는 국제 탄소시장 참여를 통해 기업들의 해외 감축 활동을 장려하고, 기후 기술 개발 및 투자를 지원하여 산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공고히 하는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COP31의 결과는 한국의 장기적인 산업 구조와 수출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기업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변화하는 국제 기후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는 한국이 기후 위기 대응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은 COP31에서 논의될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후 위기를 새로운 경제 성장 기회로 전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