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특별법, 투기 외 농지 양성화 특례 세부 기준 여전히 불분명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결과 확인된 농지법 위반 사항 중 투기 목적이 아닌 농지에 대해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위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추진한다. 지난 9월 21일 당정협의회에서 농지은행 위탁 시 처분 유예 방침을 발표한 지 약 17일 만에 한 발 더 나아간 조치로, 농민들의 불안 해소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10월 8일 브리핑을 통해 상속 농지, 고령농·관행 임대차 농지, 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맹지·영농 곤란 농지, 농업용 창고 등 미허가 시설 등 5가지 유형의 농지는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농지 전수조사 결과만으로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농지법에 우선하는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농지법상 처분 명령이나 이행강제금 부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기존에 농지은행 위탁을 조건으로 처분 유예를 검토했던 방침에서 나아가, 농지은행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투기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사안은 처분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농업인이 원할 경우에만 농지은행에 임대하거나 매도하는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투기 외 농지에 대해 2~3년간의 특례 기간을 두어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는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하고, 미허가 농업용 시설은 사후 허가 신청을 허용하며, 실제 이용 상태와 지목이 다른 농지는 지목 현실화를 추진한다.
그러나 이러한 양성화 특례의 구체적인 신청 절차, 필요 서류, 심사 기준 등 세부적인 적용 기준은 특별조치법 제정 과정에서 마련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특별조치법을 발의하고 12월까지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후 조사 결과와 특별조치법 시행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현장 문제를 반영하여 2027년 상반기에 농지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허위 영농계획서 제출 후 방치·임대, 경매를 통한 지분 매입 후 시세차익 목적 방치, 농업법인을 악용한 농지 쪼개기 매매 및 임대 행위 등 명백한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농지법에 따라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처분 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농지은행의 역할을 확대하여 고령 농업인이 농사짓기 어려운 농지를 매입·수탁하고, 청년농에게 필요한 농지를 공급하여 농업인의 세대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 농지은행 예산을 확대하고 매입 대상을 농업 활용이 가능한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의 이번 보완책에도 불구하고 농촌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란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농지 전수조사가 충분한 준비와 정책적 숙고 없이 서둘러 추진되면서 현장의 불안과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처분 명령을 받고 이행한 농민들과 이번 조치로 처분 대상에서 제외되는 농민들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한 소급 적용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농민들은 특별조치법의 구체적인 적용 기준과 절차가 명확해져야 불필요한 불안을 해소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