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후속, 투기 무관 농지 '양성화 특례' 적용 기준 구체화
정부가 농지 전수조사 결과 확인된 농지법 위반 사항 중 투기 목적이 아닌 경우에 대해 2~3년간의 '양성화 특례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관행적 임대차의 적법 전환과 미허가 농업용 시설의 사후 허가를 허용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10월 8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지 조사 후속조치와 제도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22일 중앙저널이 보도한 「농지 전수조사 보완책, 상속·고령농 적용 기준 불분명…농민 혼란 지속」 기사 이후 농민들 사이에서 제기된 불안감을 해소하고, 농촌 현실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목적이다. 정부는 상속 농지, 고령농·관행 임대차 농지,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종중·사찰·미등기 상속 등), 맹지·영농 곤란 농지, 미허가 농업용 창고 등 5가지 유형은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처분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농지에 대해서는 2~3년의 양성화 특례 기간을 부여하여 농민들이 현행 농지법에 맞춰 적법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는 농지법 위반으로 분류되었던 관행적 행위들을 일정 기간 내에 합법화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농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취지다. 특례 기간의 구체적인 시작 시점과 종료 시점은 특별조치법 제정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임대차의 경우, 특례 기간 내 서면 계약을 체결하면 해당 계약 기간 동안 적법한 임대차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오랫동안 구두로 이루어져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웠던 농지 임대차 관계를 양성화하여, 임차 농업인의 영농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서면 계약 양식 제공 등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인허가 절차 없이 설치된 농업용 창고, 농업인 주택, 간이 농산물 처리시설 등 미허가 시설도 특례 기간 내 사후 허가 신청을 통해 양성화할 수 있다. 이는 농촌 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미허가 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들이 안정적으로 영농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다. 지목과 실제 이용 현황이 다른 농지나 임야 등도 특례 기간에 신청하면 지목 변경이 가능해진다.
농지은행의 역할도 대폭 확대된다. 농지를 팔거나 맡기고 싶어도 농지은행의 예산이나 기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농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27년 농지은행 예산 증액을 국회와 협의할 예정이다. 이는 농지은행이 농민들의 농지 처분 및 위탁 수요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농지은행의 매입 대상도 현재 농업진흥지역 농지 위주에서 농업 활용이 가능한 비진흥지역 농지까지 확대된다. 이는 농업진흥지역 외 농지를 소유한 농민들에게도 농지은행을 통한 처분 기회를 제공하여, 농지 유동성을 높이고 농지 관리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농지 매입 및 수탁 절차도 '원스톱' 처리가 가능하도록 간소화하여 농민들의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거짓 영농계획서 제출을 통한 농지 취득 후 방치·임대, 경매를 통한 농지 지분 매입 후 시세 차익 목적 방치, 농업법인을 악용한 농지 쪼개기 매매 및 임대 행위 등 명백한 투기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 농지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분할 방침이다. 투기가 의심되는 경우에도 충분한 소명 절차를 거쳐 처분 명령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 특별조치법을 발의하고, 오는 12월까지 국회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특별조치법은 양성화 특례 기간의 구체적인 내용과 농지은행 확대 방안 등을 법제화하여 정책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후 특별조치법 시행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된 현장 의견을 반영하여 2027년 상반기 중 농지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2026년 10월 12일부터 한국농어촌공사와 농업인 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농지 조사 상담센터'를 운영하여 농업인들의 궁금증과 애로사항을 접수받을 예정이다. 이 상담센터는 농민들이 새로운 제도에 적응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며, 정책의 현장 착근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