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 감시 공백 1년, 한국 주도 '다국적 모니터링팀'으로 돌파구 모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2024년 4월 30일부로 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이는 2024년 3월 28일 러시아가 전문가 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데 따른 결과다. 러시아는 대북 제재에 일몰 조항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중국은 해당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따라 창설되어, 북한의 제재 위반 의혹 사례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연 2회 보고서를 발간하며 유엔 회원국들의 제재 이행을 지원해왔다. 유엔은 전문가 패널이 사라져도 대북제재위원회는 존속하며 대북 제재는 계속 준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패널의 해산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감시 체계에 큰 공백을 초래했다는 평가다. 이는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 증가 및 대북제재 체제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한국 외교부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유엔의 대북 제재 이행 모니터링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시점에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러시아의 거부권 행위를 “현행범으로 체포되는 것을 피하려고 CCTV를 부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한국 정부는 전문가 패널 활동 종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견인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한국, 미국, 일본 등 50여 개 유엔 회원국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북한의 제재 위반 행위를 감시하기 위한 새로운 독립 기구 설립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한국, 일본과 긴밀히 논의하여 대체 기구 설립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방국과 함께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구상하고 있으며, NATO에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2024년 8월, 한미일 3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더욱 철저히 감시하고 알리기 위한 대체 메커니즘 설립 및 연내 발족을 위해 관련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합의했다. 그 결과 2024년 10월 16일, 한·미·일을 비롯한 총 11개국이 참여하는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Multilateral Sanctions Monitoring Team)’이 출범했다.
MSMT는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해체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을 대체하는 새로운 모니터링 메커니즘이다. MSMT는 유엔 밖에서 다자 간 감시 체계를 구축하여 대북 제재 위반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정확하며 편견 없는 보고를 국제사회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엔 총회를 통한 대체 메커니즘 구축 노력이 주요 국가들의 합의 부족으로 진전이 거의 중단된 상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MSMT를 통해 북한의 제재 회피 시도를 감시하고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정부의 노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고도화에 대응하고 한반도 안보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행을 견인함으로써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고 통상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